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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체의 주인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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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연극 ‘과부들’ 6월 1일부터 출연 연기자만 27명, 중간 휴식을 포함해 공연 시간만 165분에 이르는 대작 연극 한 편이 6월 1일부터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를 장식한다.

예수정 한명구 등 중견 배우들과 함께하는 ‘과부들(Widows)’이다. 미국의 시카고 트리뷴이 “서정적이고 깊은 애잔함으로 도르프만은 우리 시대 인권 문제의 진실을 일깨운다”고 평했던 작품이다.

세계적인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이 쓴 이 작품은 1970년대 칠레의 피노체트 군사정권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칠레에서 정착해 살다 피노체트 정권 시절 미국으로 망명한 도르프만은 군부독재 치하에서 일어난 실종과 의문사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보편적 가치와 진실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연극 ‘과부들’의 중심 배우들. 왼쪽부터 한명구 예수정 박완규.
극의 공간적 배경은 시골 마을이다. 군부의 강력한 통제하에 놓인 마을에서 남성들은 모두 실종되고 여성들만 남아있다. 남편, 아들, 아버지, 오빠, 삼촌 등 강제징집됐거나 다른 어떤 일을 당해 생사를 알수 없게 된 남자들이다.

이들을 기다리는 여인들 앞에 강가를 따라 시체 한 구가 떠내려 온다. 군부에 의해 아버지, 남편, 아들까지 잃은 ‘쏘피아’는 고문 등으로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는 시신이 자신의 아버지라며 소유권을 주장한다. 시체 소유권을 인정할 경우 죽은 남성에게 저지른 군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한 마을 치안유지군 ‘중위’는 비밀리에 그 시체를 불태운다.

이후 강을 따라 시체 한 구가 또 떠내려온다. 쏘피아는 이제는 남편의 시체가 확실하다며 시체 양도를 주장한다. 마을의 화합과 새 시대 건설을 위해 새로 부임한 ‘대위’는 쏘피아의 주장을 묵살하고 다른 과부에게 시체를 양도하고 장례식을 치르게 한다. 이후 마을 여인 서른여섯 명 모두가 시체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시위를 시작한다.

언뜻 보기에 사회비판적인 내용을 담아 사실 중심으로 풀어낼 듯하지만 극에는 신화적 상상력이 흐른다.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흐름이 극의 특징으로 꼽힌다.

내면 연기에 뛰어난 예수정이 희생과 저항을 표현하는 여인 쏘피아로, 한명구가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인물인 대위 역을 맡았다. 감성과 이성, 이상과 현실 등을 놓고 맞서는 두 배우의 연기가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전국향 이지하 박완규 박윤정 등이 열연하고 오현경 이호성 등 원로배우들이 특별출연한다. 2만∼5만원 6월 10일까지 (02)813-1674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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