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서 취객 유인…56차례 범행 25명 덜미
“일산 사세요? 저희도 일산 살아요. 동네에 가서 한 잔 더 하실래요?”
직장인 A(36)씨는 1월17일 새벽 회식을 마치고 서울 금천구 한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부킹으로 B(24·여)씨와 C(22·〃)씨를 만났다. 이들은 A씨에게 “한 잔 더 하자”며 일산의 한 바로 안내했다. 여성들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팔짱을 끼는 등 살갑게 굴며 A씨를 유혹했다. 이미 만취 상태였던 A씨는 맥주 한 잔을 마신 뒤 바로 잠이 들었고, 그 사이 누군가 A씨 신용카드로 술값 230만원을 계산했다. 카드 한도액이 초과된 A씨는 이튿날 오전까지 바에 붙잡혀 있다가 나머지 술값 140만원을 인출해주고 난 뒤에야 풀려났다.
B씨 등은 강모(28)씨 일당이 고용한 ‘꽃뱀’이었다. 강씨는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를 보고 찾아 온 여성들에게 “술집에 남자를 데리고 오면 매출의 40%를 준다”며 “월수입 300만∼400만원은 거뜬하다”고 했다.
‘변호사·판사 등은 피할 것’ ‘값비싼 고급양주를 시키고 남자가 한눈을 팔 때 몰래 버릴 것’ 등 구체적인 지침도 내렸다. 여성들은 주로 만취한 남성들을 유인했고, 계산시에는 옆에서 걱정하는 척하며 남자가 수백만원의 술값을 계산하도록 분위기를 잡았다. “비싸다”고 항의하는 남성들은 강씨가 동원한 ‘진상처리반’의 주먹맛을 봐야 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일산과 금천구 일대 나이트클럽을 돌면서 이 같은 수법으로 52명의 남성들한테서 56차례에 걸쳐 5300만원을 뜯어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6일 강씨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하고 박모(37)씨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B씨 등 아르바이트 여성 13명도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오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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