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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모피' 한여름에 판매 급증한 까닭은

입력 : 2014-07-31 09:50:28 수정 : 2014-07-31 14: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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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2014 모피 페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찾아왔는데 한겨울 상품인 모피가 불티나게 팔리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7일부터 4일간 서울 소공동 본점에서 모피 할인 행사를 열어 예상 판매량보다 약 15% 많은 11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백화점의 7월 한 달간 모피 판매액은 지난해 7월보다 51.2% 늘었으며, 신세계백화점의 모피 매출 역시 작년 7월과 비교할 때 30%에 가까이 신장했다.

모피의 인기는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졌다.

홈쇼핑채널 GS샵은 24일 밍크코트, 모피코트 등을 판매해 50분간 1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26일에도 토스카나램스킨 코트를 판매해 목표치를 30% 이상 웃도는 실적을 올렸다.

이처럼 한여름에 모피의 인기가 치솟는 기현상의 원인으로 유통업계는 국제 원피(原皮)가격 하락, 지난 겨울 재고 증가, 윤달에 따른 혼수수요 확대 등을 꼽고 있다.

국제 원피가격은 중국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년간 가파르게 치솟았으나,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 내 사치품 소비를 억제한 덕에 올해는 전년보다 30%가량 하락했다.

이를 반영해 모피 제조업체들도 예년보다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신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연말부터 올 초까지 따뜻한 겨울이 이어져 모피 재고 물량이 쌓여 있던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모피 제조·유통업체가 재고처리 차원에서 대폭 할인행사에 나섰고 소비자들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나온 모피를 사들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는 10∼11월 윤달이 끼면서 '여름 모피'의 인기가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

예비 신혼부부들이 윤달을 피하려고 결혼식을 9월 이전으로 앞당기면서 대표적인 혼수 상품인 모피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해석이다.

사실 유통업계에서 모피는 '위기의 상품'으로 통한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고가 상품인 모피의 수요가 떨어진 데다 고가 패딩 등 대체 상품이 등장하면서 모피 매출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올 상반기 모피 매출은 지난해보다 22.5% 줄었으며, 2013년에는 2012년보다 17%가량 감소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매년 기온이 상승하고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모피를 찾는 고객 수 자체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올해도 판매가 부진하다면 국내 모피 산업 전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올 여름 인기가 '반짝 특수'로 끝날지, 겨울까지 이어져 모피의 부흥을 이끌 수 있을지 유통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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