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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한우값… 겁나서 못 먹겠소

입력 : 2016-05-25 20:00:17 수정 : 2016-05-26 07: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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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점서 안창살 150g 4만~5만원/ 소값 껑충… 한마리 1000만원 넘어/ 사육두수 줄어 가격 오름세 불가피/ 깐마늘·배추값까지 올라 가계 울상
최근 대학에 다니는 아들 생일을 맞아 서울로 올라와 한우전문점을 찾은 김모(49·대전시 유성구)씨는 깜짝 놀랐다. 안창살 1인분(150g)이 5만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서민들에게 쇠고기는 특별한 날이 아니면 엄두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괜찮은 한우고기 전문점에서 파는 안창살이나 살치살 등 특수부위 1인분(150g) 가격이 4만원을 넘긴 지 오래다. 작년부터 산지에서는 소값이 가파르게 올라 우시장에서 거래되는 한우가격이 1000만원을 넘었다.

쇠고기 값 폭등은 3년 전부터 축산농가의 소 사육 두수가 줄면서 공급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2년 한우 가격이 내려가자 암소 감축 사업을 시행했다. 2014년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한우 가격 급락을 예방하고자 축산 농가의 폐업을 지원했다. 그 결과 사육 마릿수가 갈수록 줄었다. 올해 1분기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259만6000마리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것이다. 정부의 적정 사육두수(280만마리)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장 사육두수를 늘리는 것은 불가능해 당분간 가격 오름세는 불가피하다. 올해 1~4월 한우 출하물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한 25만9000마리였다. 이달 상순 농가수취가격(축산물 공판장 경락가격)은 600㎏ 기준 658만6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3%나 상승했다. 최근 충북 음성 축산물 공판장에서 경매된 거세 한우 279마리 중 60마리의 낙찰가격이 1000만원을 웃돌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8월에도 도축 마릿수가 작년 동기간보다 14.5% 감소한 19만4000마리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우 1등급의 1kg 도매가격이 최고 2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정부가 진화에 본격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쇠고기값 안정을 위해 축산농가를 상대로 30개월 미만의 큰 수소(거세우)의 조기 출하를 유도해 단기적으로 한우의 출하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우자조금을 통해 소 한 마리당 10만원 조기 출하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군대에 고정적으로 납품되는 한우 물량은 일정 부분 닭고기와 계란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목표 사육 마릿수를 정하고, 이력제 정보와 연계한 관측모델을 개발해 월별·분기별 한우 가격 등락에 따른 대응을 체계화해 가격을 안정시키기로 했다.

밥상에 단골로 오르는 주요 농산물의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깐마늘의 지난 24일 평균 소매 가격은 1㎏당 1만2248원으로, 평년 가격보다 68.5%나 높았다. 마늘의 국내산 재고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데다 작년 저장분도 적기 때문이다. 가격이 내려가는가 싶던 배추는 1포기에 평균 3793원으로 평년보다는 53.1% 비싸다. 양배추는 상품 1포기에 4882원으로 평년보다 40.2%, 무는 1개당 2185원으로 평년보다 37.5% 높았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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