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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취직 중'…공장·은행·피자가게까지 인간 대체

입력 : 2016-05-26 15:14:33 수정 : 2016-05-26 15: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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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6만명 제조인력 로봇으로 대체
피자헛 로봇 점원 도입…로봇 은행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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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아이 로봇'을 보면 인간들이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들에게 집안 청소 등 모든 생활 영역을 맡기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속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이런 상황이 최근 우리 일터 곳곳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최근 들어 로봇이 인간의 노동 대체재로 주목받는 데는 인공지능 발달로 인지 능력이 향상된 데다 수익을 내는 데 한계에 부딪힌 기업으로선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요구 조건이 까다로운 인간보다는 불만이 없고 시키는 대로 신속하게 움직이는 로봇이 기업으로선 최고 직원인 셈이다. 또한, 갈수록 심해지는 각국 정부의 노동 규제도 피할 수 있다.

◇ 공장에선 이미 로봇이 대세 = 26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 제조 납품업체인 폭스콘은 6만여 명의 제조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공정에 로봇 자동화가 도입된 것이다.

폭스콘 제조공장은 이런 로봇 생산시스템 도입으로 총 11만명의 제조인력을 5만명으로 감축하고 있다.

이처럼 폭스콘을 포함한 장쑤(江蘇)성 쿤산(昆山)시에 진출한 35개 대만 기업은 지난해 로봇 투입에 40억 위안(한화 7천266억원)을 지출했을 정도다.
중국 저장성 한 요양원의 돌봄 로봇(AP=연합뉴스)

쿤산시 쉬위롄 선전부장은 "폭스콘 공장이 로봇 도입으로 노동력을 11만 명에서 5만 명으로 줄여 인건비 감축에 성공했다"며 "더 많은 기업이 따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쿤산 내 600개 주요 기업은 로봇 도입을 계획 중이다.

쿤산 업체들이 로봇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인건비 절감을 통해 경제 둔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2014년 금속공장 폭발 사고로 근로자 등 146명이 사망한 일도 로봇 도입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 2위의 스포츠용품 메이커인 아디다스도 내년부터 독일에서 로봇을 이용한 운동화 대량생산을 시작한다.

아디다스의 이런 결정은 그동안 생산거점으로 활용해온 아시아 지역의 인건비 상승 때문이다. 아울러 로봇생산의 경쟁력이 충분히 향상됐다는 판단에 따라 유럽과 미국 등 소비시장에 가까운 곳에서 대량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기로 한 것이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말부터 본사가 있는 남부 바이에른주에 로봇을 이용해 운동화를 생산하는 '스피드 팩토리'를 설치하고 시험운용을 해왔다.

500켤레 정도의 소량생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수백만 켤레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반년 만에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2018년에는 미국에서도 대량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 피자가게 등 패스트푸드점까지 로봇 진출 = 대기업 공장은 과거에도 로봇팔 등 초기 단계의 로봇들을 사용해 공장의 로봇화는 사실 새롭지는 않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인공지능 등을 장착한 로봇들이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온 서비스 분야까지 급속히 파고든다는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연말부터 아시아 지역 피자헛 매장에서 로봇이 계산원을 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페퍼'가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로봇은 피자 주문에서부터 피자값 계산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담당하게 된다.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AP=연합뉴스 자료사진)

페퍼는 초등학교 저학년생 정도의 크기로 사람의 표정이나 목소리를 인식하고 감정을 이해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수천 대의 페퍼가 판매됐다. 이들 중 3분의 1은 작동과정이나 사용법 설명 시 보조나 고객 도우미 등 사업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로봇 은행원도 속속 도입되는 추세다.

일본 최대은행인 도쿄-미쓰비시UFJ은행(BTMU) 도쿄지점에는 말하는 로봇이 있다. 주인공은 인간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로 키는 58㎝에 불과하지만 재주가 많다.

일본어·중국어·영어 등 모두 19개 언어를 구사할 뿐 아니라 고객의 행동과 표정을 분석해 스스로 고객의 요구 사항에 맞춰 행동할 수 있다.

미국 스털링뱅크&트러스트는 최근 신설지점에 로봇을 안내원으로 배치했다. 영국의 대형은행 바클레이스도 자금이체업무에 로봇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의 DBS은행, 호주의 ANZ은행 등도 자산관리분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은행들이 로봇을 도입하는 이유는 오류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또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에서 자동화가 이뤄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의 전 최고경영자(CEO) 에드 렌시가 직원 시급을 올려줄 바에 로봇을 쓰겠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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