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안방극장 점령한 '보통녀', 현실이라 더 짠한 공감

입력 : 2016-05-29 14:03:00 수정 : 2016-05-29 14:41:4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짠내 나는 여주인공 캐릭터가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보통녀' 혹은 '흔녀'로 일컬어지거나 '평균 이하' 외모, 능력을 지닌 비주류 여성 캐릭터가 시청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의 민아,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의 서현진이 그려내는 보통녀 캐릭터가 진한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미녀 공심이'에서 민아는 완벽한 미모와 능력을 지닌 언니 공미(서효림 분)에게 치이는 둘째 딸 공심으로 분하고 있다. 극중 취업준비생인 공심은 부모의 열등 유전자만 물려받은 못난이 외모로, 예쁜 변호사 언니에게 매번 비교당한다. 

서류 전형에서 번번히 떨어지고, 취업 스트레스로 생긴 원형 탈모 때문에 가발을 써야 한다. 집안의 구박을 받으면서 온갖 집안일을 도맡고, 밤에는 주유소 알바생으로 일하다 갑질 손님에게 뺨까지 맞는 수모까지 공심의 현실은 못생긴 고달프기 그지 없다. 공심이 주유소에 한구석에서 숨어 설움에 북받쳐 폭발해내는 눈물은 가진 자, 잘난 이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뒤로 밀린 이들의 아픔을 대변하며 공감을 주고 충분했다. 

'또 오해영'에서 서현진이 연기하는 보통녀의 삶도 녹록지 않다. 학창시절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에 밀려 '그냥 오해영'으로 불려야 했던 오해영(서현진 분)의 설움은 보통 여성들이 겪는 애환과 맞닿은 지점이다. 

외식사업부 만년 대리인 그냥 오해영은 결혼 전날 파혼당하고, 팔이 부러지고 코까지 다치며 사고를 밥 먹듯하는 집안의 사고뭉치로 구박받는다. 여기에 예쁜 오해영이 직장 상사로 입사하면서 그냥 오해영의 동명이인 굴욕은 다시 시작됐다.  

보통녀 오해영의 직진 사랑법은 쾌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오해영이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사랑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은 남주인공의 전폭적인 구애를 받는 기존 여주인공과 다르다는 점에서 색다르게 와 닿고 있다.
 
예쁜 오해영이 존재만으로 남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면, 그냥 오해영은 자신의 감정을 그때그때 솔직하게 표현하며 짝사랑남 도경(에릭 분)에 다가선다. 이는 내세울 것 없는 자신의 상황과 처지에도 움츠러들지 않는 당당함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노력해도 목표를 이뤄낼까 말까 한 보통녀의 삶은 가만히 있어도 빛나고 사랑받는 인기녀의 그것에 비해 처연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주목받는 인기녀보다 그 범주에 속하지 못한 보통녀가 더 많다는 점에서 못난 두 주인공의 당찬 면모가 공감과 위안을 주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