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신문은 고양이 집배원 챠이챠를 동행 취재하며 할머니에겐 둘도 없는 고마운 존재라고 소개했다.
구마모토를 덮친 강진으로 길이 끊기고 교통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다카키 나미에(107) 할머니는 딸과의 안부를 주고받으며 연락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할머니에게는 비가 오는 날에도 눈이 오는 날에도 매일 찾아와 할머니의 안부를 살피며 적적함을 달래주는 챠이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와 고양이의 인연은 2년 반 전 시작된다.
고양이 주인 다카히로(56)씨는 낮에 밖으로 놀러 가 저녁쯤에야 돌아오는 챠이챠의 하루가 궁금했고, 몰래 따라가 보니 할머니와 할머니의 딸인 다카키 케이코(76)씨를 찾아가 놀며 귀여움을 받는 것을 보게 됐다.
이런 보습을 본 그는 할머니와 케이코씨가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챠이챠에게 목걸이를 걸어줬고, 그렇게 챠이챠는 지난 2년 반 동안 800통에 이르는 편지를 배달하며 집배원역을 톡톡히 해냈다.
할머니는 “챠이챠 덕에 지진에도 딸과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며 “챠이챠가 없었다면 딸이 걱정돼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고마워”라고 말하며 챠이챠를 안아 주었다.
할머니는 구마모토를 덮친 강진에도 딸과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
고양이는 편지를 보여주면 얌전히 앉아 배달을 준비한다. |
고양이가 배달한 편지 스크랩. 고양이는 2년 넘게 800통의 편지를 배달했다. |
그는 비를 맞고 있는 챠이챠가 가엽게 느껴져 먼저 다가갔고, 챠이챠도 사람 품이 그리웠는지 그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갔다고 한다.
다카히로씨는 “지난날 사람에게 버려진 것을 기억하는지 애정을 보낸 사람 곁에서 떠날 줄 모른다”며 “마치 사랑에 보답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버려진 고양이 챠이챠. 이젠 행복. |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아시히신문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