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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미술 거장 오윤 30주기 회고전
민중미술 대표 작가인 오윤(1946~1986)의 작품 속 춤사위에는 신바람이 있다. 작가의 외가가 부산 동래학춤의 전수자 집안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동래학춤의 무보(舞譜)까지 그릴 정도였으니 춤사위는 그의 작품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의상을 따로 갖추지 않고 일상의 옷인 도포에 갓을 쓰고 바지저고리, 버선과 미투리를 신고 즉흥적으로 추는 동래학춤의 반주악기는 꽹과리와 장구, 징, 북 등 농악편성으로 되어 있다. 장단은 굿거리 장단이다. 일정한 순서도 없고 자유분방한 즉흥성과 개인적 멋이 강조되는 춤이다. 민중의 춤이라 할 수 있다.

예술혼을 불태우던 생의 절정기인 마흔에 간경화로 요절한 오윤의 30주기를 맞아 그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는 전시가 24일부터 8월7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드로잉 100여점을 포함해 유화, 판화, 조각 250여점으로 구성된 전시다. 목판화에서 나오는 칼날 같은 강한 선과 단순하게 끊어지는 면,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형상들은 강렬한 역동성이 느껴진다.

여인누드
소설 ‘갯마을’을 쓴 소설가 오영수(1914~1979)의 장남이기도 한 그는 1960년대 대학가 문화운동과 1980년대 민중미술 부흥시기에 활동했다. 이 시기에는 많은 작가들이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 사이에서 예술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자본주의의 모순을 지옥이나 전통 놀이에 빗대어 풍자하는 등 마치 민담이나 설화와 같은 서사를 갖춘 화면을 구성함으로써 예술로서의 예술보다 민중과 함께 숨쉬고 그들의 삶에 좀 더 밀착된 새로운 형식의 회화를 추구하고자 했다.

7월 4일 오후 3시 기획자인 윤범모씨 사회로 고인을 회고하는 좌담회가 열린다. 9일 오후 3시엔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의 특강도 있다. (02)720-1020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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