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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에이즈 환자 아이들을 위한 유일한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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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28 14:13:39 수정 : 2016-06-28 14: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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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환자 아이들을 위한 중국 유일의 학교가 존재를 세상에 드러냈다. 어려서 부모들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은 이곳에서 서로를 기둥 삼아 험난한 세상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 누구에게서도 어두운 낯빛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산시(山西) 성 남부 린펀(臨汾) 시에 있는 ‘빨간 리본 학교’에서 생활하는 에이즈 환자 학생은 총 32명이다.

2006년 9월에 개교한 학교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에이즈 환자 아이들을 위해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1년에야 교육 당국의 승인으로 정식 교육기관 인정을 받았다. 교육비가 전액 무료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교사 류씨는 여덟 살 소녀와 처음 만났던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류씨는 “처음 만난 날 소녀는 두 살 위의 오빠와 함께 학교로 들어왔다”며 “두 남매는 얼마나 씻지 못했던지 정말 지저분했다”고 말했다.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며 “깨끗이 씻기고 나니 평범한 또래 아이들과 똑같았다”고 덧붙였다.



아이들 대부분은 고아다. 모두 부모에게 버림받았다. 이유는 하나. 그들이 에이즈 환자기 때문이다. 에이즈 환자 자녀를 돌볼 자신이 없었던 부모들은 자기들이 낳은 어린 생명을 무자비하게도 차디찬 세상에 내던졌다.

아이들은 구오 샤오핑 교장더러 ‘아빠’라고 부른다.

구오 교장은 자기가 ‘아빠’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들을 낳아준 부모를 대신하기에는 자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다. 그럼에도 구오 교장은 아이들과 함께 노는 시간이 행복하다는 건 부정하지 않는다.



기타를 좋아하는 샤오판(17)은 세 살 때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에이즈 환자였던 엄마도 떠나 보내야 했다. 부모 없는 세상에서 샤오판이 유일하게 즐거워하는 시간은 선생님과 같이 기타를 연주할 때다.

샤오샨(13)은 춤추기 수업을 좋아한다. 그는 다섯 살 아래 동생 샤오장과 함께 학교에 살고 있다. 에이즈 환자이자 ‘버마인(미얀마의 주요 인종)’ 엄마 아래에서 자란 이들은 ‘후커우(중국의 호적)’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산둥(山東) 성에서 온 소녀 웨이웨이(10)는 여섯 살 때 엄마를 잃었다. 그의 엄마는 에이즈 환자였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엄마사진 한 장이 유일한 보물인 소녀는 누군가 “엄마가 보고 싶으니?”라고 물어보면, 말없이 휴대전화 화면에 입을 맞출 뿐이었다.



구오 교장은 “아이들은 자기 이름이 뭔지도 모른다”며 “당연히 부모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숨진 아이는 1명”이라며 “아이들과 있을 때면 늘 감정이 북받친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자신은 학교 운영을 맡은 걸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으며,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아이들을 위해 살겠다고 약속했다.

상하이스트에 따르면 중국에만 에이즈 환자 약 58만명이 살고 있다. 에이즈 판정을 받은 아이들은 사회에서 버려지며, 그 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전해졌다. 빨간 리본 학교처럼 에이즈 환자 아이들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 설립이 문제해결의 열쇠라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한편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인이자 에이즈 예방 친선대사 역할을 수행 중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지난 2014년 한 학술대회에서 “중국은 에이즈와의 투쟁에서 더욱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한 바 있다. 그는 같은해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발행하는 잡지 환구인물(環球人物)가 뽑은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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