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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차별과 차이' 사이를 16년째 달리는 日여성전용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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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28 13:43:19 수정 : 2016-06-28 2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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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하철 여성전용칸 논란 지난 2000년 일본 도쿄, 오사카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출근시간대에 운영되는 여성 전용칸을 두고 시행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주된 내용은 '남녀차별'을 시작으로 남성이 여성전용칸을 이용하는 것과 다소 모호한 규정 그리고 여성들 사이에서도 반대의견이 더해져 혼란스럽다.
여성배려칸임을 알리는 안내문.
28일 변호사닷컴에 치한방지와 노약자보호 목적으로 지정된 여성 전용칸을 거리낌 없이 드나드는 일부 남성들에 관한 기사가 게재돼 이를 둘러싸고 남녀 간의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도쿄에 거주하는 여성 R(20)은 출근할 때면 항상 전용칸을 이용한다. 혹시나 하는 생각과 일반칸에 비해 여유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전용임을 무시하듯 일부 남성이 마치 청일점처럼 여성들 사이에 껴있곤 한다.

이에 R씨를 포함한 여성들은 남성의 출입에 의문과 불쾌감을 역무원에게 호소하고, 역무원은 방송을 하거나 현장으로 찾아가 여성전용칸 이용을 자제해 달라며 내릴 것을 요구하지만 남성은 꼼짝하지 않는다. 일부는 되레 화를 내기도 한다.

R씨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은 말뿐"이냐며 역무원과 남성에게 항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말뿐이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성 역차별이다“, "여성도 일반칸 이용한다"는 목소리를 냈고, 옹호하는 쪽에서는 ”여성전용칸은 권리“라며 ”지키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있나“라는 반문을 했다.

변호사협회 오카다 가즈키는 “전용칸은 여성뿐만이 아니라 노인과 아이들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남성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적 규제는 없지만 남성의 행동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남성도 여성전용칸 사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는 미덕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부산 지하철 여성 전용칸.
우리나라의 부산 지하철은 지난 22일부터 출·퇴근 시간에 여성 전용칸을 운영하고 있다.
시행을 두고 앞서 일본의 사례처럼 성 역차별문제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 되며, 도시철도 보안관과 남성 승객들 사이에서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행 16년 차에 접어든 일본은 지금 여성전용칸에 대한 인식확산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대체로 잘 지켜지고 있지만 앞서 사례처럼 마찰음은 여전하다.

이를 두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일본 측 전문가들은 "사회의 이해와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남성들 입장에서 만원 전철이 괴롭고 차별이 느껴지겠지만 내 가족, 내 주변의 여성들을 위한다는 생각을 하면 어떨까 한다. 또 일본의 사례처럼 노약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남성들의 이해를 끌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출퇴근 시간대 사정은 비슷하다.
한편 설문조사기관 크리에이티브 재팬이 20~30대 여성 200명을 대상으로 전용칸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54%의 여성들이 ‘전용칸이 아니어도 좋다’고 생각하거나 ‘필요 없다’고 응답했다. 

이들 여성들은 ‘바쁜 아침에 전용칸을 골라 탈 여유가 없다’는 의견과 ‘만원 전철이니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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