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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냉장고 구석의 음식이 위험하다

입력 : 2016-07-23 05:00:00 수정 : 2016-07-23 1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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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장염비브리오 등 각종 식중독 세균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해수에 존재하는 세균은 높은 온도에서 빠르게 증식하는데요. 보통 냉장고에 음식을 보관하면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정집 냉장고 용량을 가득 채워 음식을 보관할 경우 냉기가 제대로 순환되지 않다보니 특히 구석의 음식은 부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식품 보관시 식품 특성과 냉장고 위치별 온도를 고려해 배치하는 게 중요합니다. 냉동식품을 구입할 땐 포장 겉면에 얼음 덩어리가 있을 경우 냉동·해동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본격적인 한여름 더위로 인해 전국에 '식중독 주의보'가 내려졌다. 여름철 날씨는 무덥고 장마엔 습하기까지 해 식중독 원인균이 기승을 부리기 최적의 조건이다. 실제로도 사계절 중 여름에 식중독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벌써 학교·여행지·(결혼식)피로연장 등 가릴 것 없이 집단 식중독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가급적 여름철 상온에 2시간 이상 방치된 음식이나 차 안에 보관된 음식은 먹지 않는 등 식중독 예방 행동요령을 숙지하라고 당부했다.

◆여름철 차 안에 있던 음식 조심해야

보통 기온이 올라가면 식중독 원인균 증식도 활발해진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온도 36도 조건에서 황색포도상구균 등 식중독균의 증식 정도는 △0시간 2630마리 △1시간 9300마리 △2시간 5만2000마리 △3시간 37만마리로 나타나, 3시간만에 식중독 유발가능한 10만마리를 넘어섰다.

이상고온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도 식중독 원인균인 장염비브리오 번식을 촉진한다. 장염비브리오는 연안 해수에 존재하는 세균으로 해수 온도가 20도 이상 올라가는 여름철에 주로 식중독을 일으킨다.

이 때문인지 지난 4월 식중독 발생건수(환자수)는 40건(524명)으로 작년과 2014년 같은 기간의 30건(402명), 22건(371명)보다 각 25%, 45% 많았다.

◆이상고온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 식중독 원인균 번식 촉진

체육대회 등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학교 내 집단 식중독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최근 전북의 A고교 체육대회 중 전교생 800명 중 36명이 학생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외식업체 도시락을 먹은 뒤 설사와 복통 등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였다. 보건당국의 조사결과 조리종사원과 학생 20여명에게서 식중독균인 캠필로박터제주니가 검출됐다.

경기 광명 B중학교 학생과 교직원 30명은 얼마 전 체육대회 자원봉사 중에 점심으로 김밥과 떡볶이 등을 사먹은 뒤 단체로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거나 병원에 입원했다. 비슷한 시기 경북 구미의 C고교에서는 학생과 교사 60여명이 집단으로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학교가 사흘간 임시휴교했다. 이들에게서는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여행길에서 생선회를 사먹었다가 식중독 증세로 고생하는 사례도 많았다. 최근 강원도에서는 일가족 3명이 횟집에서 회를 사먹은 뒤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였고, 강릉 주문진읍에서도 D(32)씨 등 4명이 수산시장에서 산 회를 먹고 복통을 호소해 병원 신세를 졌다.

얼마 전 속초로 여행을 떠난 E(60·여)씨 등 12명은 다 함께 식당에서 회를 먹었다가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였다. 조사결과 2명에게서 설사를 일으키는 '쿠도아충'이 발견됐다.

◆결혼 피로연장도 식중독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아

결혼 피로연장도 식중독균을 피하진 못했다. 최근 제주 서귀포시 한 식당에서 결혼식 피로연 음식을 먹은 하객 82명이 단체로 구토와 설사·오한 등 식중독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았다. 조사결과 식중독 증세는 비브리오 때문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오염된 수입 '냉동 삶은 피뿔고둥 살'로 조리된 고둥 무침을 먹고 식중독에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의 최근 3년(2013∼2015년)간 전국 식중독 발생현황을 보면 사계절 중 여름(6∼8월), 음식점에서 병원성대장균에 의한 식중독이 가장 많았다. 지난 3년간 총 914건(1만8405명)의 식중독이 발생했다. 계절별로는 △여름(6∼8월) 273건(7569명) △봄(3∼5월) 224건(5764명) △가을(9∼11월) 223건(863명) △겨울(12∼2월) 194건(2209명)로 여름에 식중독 발생이 몰렸다.

같은 기간 발생 장소는 음식점이 546건으로 가장 많았고 학교 133건, 학교 외 집단급식 55건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60건으로 △서울 123건 △전남 62건 △전북 59건 △인천 57건 등을 앞섰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표 원인균은 병원성 대장균(108건·5011명)이었다. 클로스트리디움퍼프린젠스(76건·2599명), 겨울 식중독의 주범인 노로바이러스 147건(3341명) 등도 주된 원인물질이었다.

◆여름철 상온에 2시간 이상 내놓은 음식 가급적 먹지 말아야

여름철 상온에 2시간 이상 내놓은 음식은 가급적 먹지 않고 야외에 주차된 자동차에 음식을 보관하지 않기, 개인위생관리 철저히 하기 등 기본적인 행동요령만 잘 따라도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고 식약처는 당부했다.

그러면서 칼이나 도마·행주 등 조리 기구에 의한 오염에 주의하고, 날로 먹는 횟감은 흐르는 물에 2∼3회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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