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현 정부 세 번째 추경, 또 부실 만들면 안 된다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6-07-22 22:00:48 수정 : 2016-07-23 00:34:0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11조 중 실제 투입은 4조원
추경 효과 반신반의 시각
효율 집행으로 부양 극대화
정부가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확정했다.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이라고 한다. 3조7000억원은 모자라는 지방재정을 보충하고 1조2000억원은 국가채무를 갚는 데 쓰인다. 1조4000억원은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자본 확충, 5000억원은 외국환평형기금 재원 확충을 위해 투입된다. 차포를 떼고 나면 실질적으로 쓸 돈은 4조200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역대 어떤 추경보다 적은 ‘찔끔 추경’이라고 할 만하다. 나랏빚을 늘리지 않고 눈앞의 문제만 해결하는 대증적 추경의 성격도 띤다.

비판적인 시각이 만만찮다. 도덕적 해이 논란을 빚고 있는 두 국책은행과 조선업에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부터 문제다. 성과급 잔치 등 방만경영은 수술대에 올리지도 못했다. 추경의 효과도 비관적이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2.8%로 낮췄다. 그나마 수정 전망치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브렉시트 충격에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완성차의 대중국 수출이 올해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침체 수렁에 빠져드는 수출산업의 실상을 말해주는 한 예일 뿐이다. 더 큰 침체 충격이 몰아닥칠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성장률을 국내 경제연구기관은 2%대 중반으로, 해외 투자은행(IB)은 2%대 초반으로 점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번 추경이 추락하는 경제를 떠받칠 수 있을지는 자못 의문스럽다.

추경을 둘러싼 여야의 셈법은 다르다. 야당 쪽에서는 서별관회의 청문회, 누리과정 예산 지원에 대한 해법을 가져오지 않으면 추경안 처리를 협의할 수 없다고 했다. 연계 고질이 또 도졌다. 추경은 응급처방이다. 응급조치는 말 그대로 위급해서 하는 임시 처방이다.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 회오리에 빨려든 조선업의 고용과 민생 안정을 위해 긴급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면이 강하다. 처리를 미루면 국민의 고통은 더 커진다. 정치권은 추경 처리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추경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는 일이다. 정부는 이번에도 장밋빛 숫자를 늘어놓았다. 6만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했다. 2013, 2015년 추경 때에도 말잔치는 요란했다. 하지만 예산은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고, 성과가 어찌 나타났는지에 대해서는 설명 한마디 없다. 부실 추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집행부서부터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