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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VS 아내' 누굴 먼저 구하나…그 남자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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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26 11:25:43 수정 : 2016-07-26 18: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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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어렵다. 하나를 취하고 다른 하나를 버리는 건 인생을 바꿀 수도 있어서다. 인생이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선택의 순간이 늘어선 삶을 살고 있다.

만약 선택 요소가 어머니와 아내로 좁혀진다면 이야기는 좀 복잡해진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허베이(河北) 성 싱타이(邢台) 시에 사는 가오 펑타이씨는 일하던 중, 폭우 때문에 마을이 침수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최근 중국 전역에 몰아친 폭우로 허베이 성에서만 130명이 숨지고, 110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민만 904만명에 경제손실액 규모도 163억위안(약 2조7700억원)에 달한다.

가오씨는 퇴근 후 곧바로 어머니 댁으로 달려갔다. 어머니가 사는 집은 가오씨 가족이 사는 곳에서 차로 2분 거리다. 그는 아내와 두 살, 네 살 난 자녀를 데리고 산다. 장애를 앓는 아버지도 모신다. 다만, 가오씨의 부모가 따로 떨어져 살게 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달려간 가오씨는 일단 아무 일 없는 것에 안심했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었다. 폭우로 마을이 물에 잠기면 즉시 어머니를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3시간 가까이 기다려도 마을은 조용했다. 슬슬 가오씨는 잠이 왔다. 일터에서 시달린 데다가 홍수피해가 날까 잔뜩 긴장했던 게 풀리면서 눈이 스르르 감기기 시작했다.

결국 가오씨는 어머니 댁을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집으로 돌아가 깊이 잠들었던 가오씨는 “비가 마구 쏟아져요!”라는 아내의 외침에 놀라 깼다. 그는 즉시 집을 나와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가오씨는 집을 나오면서 아내에게 “아버지와 아이들을 데리고 피해!”라고 소리쳤다.



이 선택이 비극 아닌 비극을 가져올 줄은 가오씨는 전혀 상상도 못했다.

무사히 어머니를 구한 가오씨. 그는 얼마 후, 다른 가족이 어떻게 됐나 궁금해 집으로 돌아갔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닥쳤다. 가오씨의 아내가 집 문을 잠가버린 것이었다.

거칠게 몰아치던 폭우가 그치고 구름이 걷히면서 가오씨의 아내도 함께 사라졌다. 그는 두 자녀, 집에 있던 2000위안(약 34만원)을 들고 처가로 떠나버렸다. 가족보다 어머니를 먼저 구한 가오씨에게 화가 났기 때문이다.



가오씨는 황당했다. 그는 현지 매체에 “아내는 강인한 성격을 지녔고 늘 가족들을 잘 보살펴왔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보다 먼저 가족들을 구할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누굴 먼저 구해야할지 정확히 생각하지 못했다”고 다소 후회 섞인 답변을 내놓았다.

가오씨는 “어머니를 구하러 갔을 때 아내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스쳤는지는 모르겠다”며 “어머니를 먼저 구하지 않는 것도 괘씸하지만, 가족들을 신경 쓰지 않은 것도 잘한 일은 아니었다”고 의기소침해 했다.

한편 상하이스트는 “가오씨는 조만간 처가로 달려가 아내에게 용서를 구할 생각”이라며 “아내가 자신에게 돌아올지 그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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