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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중부 규모 6.2 강진… 폐허로 변한 산골마을

입력 : 2016-08-24 22:00:35 수정 : 2016-08-25 01: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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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8명 사망·100여명 실종
도로·다리 등 끊겨 마을 고립
삽·맨손으로 생존자 구조작업
EU 등 “끔찍한 비극… 즉각 지원”
이탈리아 중부에서 24일(현지시간) 오전 3시36분쯤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63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실종됐다. 지진이 새벽 시간에 발생하면서 잠자던 주민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지역인 라치오주 아마트리체의 세르조 피로치 시장은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이날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라치오·마르케 3개주가 접경한 산악지대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했다. 중세 문화유적지인 페루자에서 동남쪽으로 70km, 수도 로마에서 동북쪽으로 100km 떨어진 움브리아주 노르차가 진앙이었다.


24일(현지시간)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한 이탈리아 라치오주 아마트리체에서 주민들과 구조대원들이 붕괴된 주택 잔해더미에 깔린 피해자를 구조하고 있다. 이날 지진으로 이탈리아 중부의 움브리아·라치오·마르케 3개주에서 최소 38명이 사망했다.
아마트리체=EPA연합뉴스
진원의 깊이가 10km로 얕아 넓은 지역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첫 지진이 일어난 뒤 3개주에서 규모 3.0 이상의 여진이 55차례 이어졌다.

이탈리아의 한적하고 아름다운 산골 마을들은 이번 지진으로 대부분 폐허가 됐다. 라치오주 아마트리체는 주택이 우르르 붕괴되며 마을 절반이 파괴됐다. 하늘은 먼지로 뒤덮였고, 마을 전체에 누출된 가스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피로치 시장은 관영 라디오인 RAI에서 “마을의 절반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와 다리가 끊겨 마을이 고립됐다”고 말했다.



날이 밝으면서 구조작업이 시작됐지만 장비가 부족해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산골짜기에 산재돼 있는 작은 민가들은 지진에 따른 산사태로 진입로가 끊긴 상태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피해지역의 주민들과 공무원, 가톨릭 사제까지 모든 사람이 삽이나 맨손으로 잔해더미를 헤치며 생존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쿠몰리의 스테파노 페트루치 시장은 “날이 밝으면서 드러난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끔찍하다”며 “건물은 주저앉았고 사람들은 건물 잔해에 갇혔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지진이 가장 잦게 일어나는 지역이다. 나폴린 인근의 베수비오 화산과 시칠리아 섬의 에트나 화산은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이 맞물리는 곳에 있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대형 지진이 수차례 발생했다.


 
이탈리아 당국의 구급 헬기가 24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6.2 지진으로 폐허가 된 라치오주 아마트리체 마을 상공을 날고 있다. 지진이 새벽 시간에 발생하면서 잠자던 주민들이 대피하지 못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트리체=AP연합뉴스
이번 지진의 진앙으로부터 64km 떨어진 아베차노에서는 1915년 1월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 3만2000명이 사망했다. 2009년 4월에도 이번 진앙에서 남쪽으로 48km 떨어진 라퀼라에서 규모 6.3의 지진으로 295명이 숨지고 5만5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908년 시칠리아 섬의 메시나에서 발생한 규모 7.2 지진 때는 무려 8만2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번 지진과 관련해 “즉각적인 지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이탈리아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끔찍한 비극”이라며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미얀마 중부 마궤주 차우크에서도 이날 오후 5시쯤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1명이 숨졌다. 10∼14세기에 지어진 고대 불교 유적이 산재한 인근 도시 바간에서는 불탑과 건물 이 무너지거나 훼손됐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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