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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자 '대국' 미국… 복역자 9명 중 1명은 종신형

입력 : 2016-08-26 11:24:20 수정 : 2016-08-26 11: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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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감자의 4분의 1… 인구비례 수감자 수도 최고
닛케이, "근본원인은 빈곤 악순환"
미국의 교도소 수감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교도소의 수감자수는 세계 전체 수감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20만 명이 넘는다. 수감자 전체수는 물론 인구비례 수감자 수도 세계 최고다.

미국의 인구 10만 명당 수감자는 2010년 기준 730명이다. 르완다의 527명, 쿠바의 510명을 크게 앞선다. 비교연도가 다르지만, 한국은 2008년 기준 97명, 일본은 2010년 기준 55명인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수감자가 얼마나 많은지 실감할 수 있다.

민주당 전당 대회장에서 한 흑인이 든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구호.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자료 사진]
수감자의 인종별 구성은 흑인이 압도적으로 높다. 2010년 기준 미국의 인구구성은 백인 64%, 히스패닉 16%, 흑인 12%지만 수감자는 백인 36%, 히스패닉 21%, 흑인 40%로 순서가 거꾸로다. 20대 후반 흑인의 약 10%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수감자가 이처럼 많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971년 폐쇄된 필라델피아 주립 교도소에 대한 현장 취재를 통해 수감자 증가원인을 3가지로 분석했다.

가장 큰 원인은 1980년대 이후 미국 사법제도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1980~90년대에 마약범죄단속을 강화하면서 마약범죄에 대해 최저 형기를 적용했다. 이 바람에 1980년 4만1천 명이던 마약 소지 및 판매 연루 수감자 수가 2014년에는 50만 명 가까이 늘었다. 12배로 증가한 것이다.

기소율이 높아진 것도 수감자 증가에 기여했다. 체포자 중 기소되는 비율이 2배 이상으로 높아져 징역형을 선고받는 사람이 늘었다. 처벌 강화로 형기가 길어진 것이 수감자 증가의 또 다른 요인이다. 처벌이 강화되면서 1984년 3만4천 명이던 종신형 수감자가 2012년엔 16만 명으로 늘었고 지금은 수감자 9명 중 1명이 종신형을 살고 있다. 전국 50개 주중에서 34개 주가 가석방제도를 폐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형기가 길어짐에 따라 55세 이상 고령 수감자도 2000년 이후 3배로 늘었다. 병간호 등 고령 수감자를 돌보기 위한 시설이 늘다 보니 당연히 교도소 운영비용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교도시설 운영에 들이는 비용은 연간 800억 달러(약 89조240억 원)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고령 수감자 수용비용은 1인당 6만 달러(약 6천600만 원)~ 7만 달러(약 7천800만 원)로 일반 수감자 평균의 2배가 넘는다.

연방정부와 주립 교도소만으로는 늘어나는 수감자를 감당하지 못하다 보니 민간 교도소도 다수 활용하고 있다. 수감자를 저임금 노동자로 고용하는 기업도 있어 수감자가 미국산업의 밑바닥을 떠받치는 측면도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7월 남부 오클라호마주에 있는 연방교도소를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방문했다. 교도소에서 마약범죄 수감자 6명을 만난 오바마 대통령은 "젊은 사람들이 저지를 과오는 내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형사사법제도 개혁을 임기 마지막 업적으로 남기고 싶어한다. 마약 범죄자에 대해 징역형을 대신할 보호관찰제도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니혼게이자이는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사회의 격차확대라고 지적했다. 수감자의 3분의 1이 유소년기에 빈곤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감자의 절반은 고졸 이하의 학력이다. 빈곤의 악순환에 빠진 흑인과 히스패닉계가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마약 등의 범죄에 빠져드는 미국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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