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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지진 참사의 상징된 '피 흘리는 수녀님'

입력 : 2016-08-26 14:18:52 수정 : 2016-08-26 15: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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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마르자나 레시(35)수녀가 강진으로 인한 참혹한 피해를 상징하는 인물로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알바니아 출신의 레시 수녀는 25일(현지시간) 마르케주(州) 아스콜리피체노에 있는 수녀원에서 AP통신 기자에게 아마트리체 수도원 건물 벽이 지진에 무너졌을 당시 자신의 곧 죽게 되리라는 생각에 친구들에게 "날 위해 기도해달라"는 문자를 보냈지만, 한 천사 같은 남성이 자신을 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구원의 희망을 모두 잃어 친구들에게 내 영혼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문자와 함께 영원한 작별인사를 보냈다”며 “그러나 아버지가 문자 메시지를 받으시면 심적으로 힘들어 돌아가실까 두려워 가족에게 이 같은 문자를 보낼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마침 한 청년이 날 구했다”며 “그 순간 ‘마르자나 자매’라며 나를 부르는 음성이 들렸다”고 말했다.

레시 수녀는 지난 24일 강진이 발생했을 때 아마트리체에 있는 성당 옆의 돈 미노치 수도원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수도원은 양로원을 운영하고 있어서 당시 수도원에는 레시 수녀 외에 수녀 6명, 할머니 5명도 함께 있었다.

그는 자신의 방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피를 흘린 채 깨어나 지진이 일어났음을 알고 바로 건물 밖에 있는 사람들을 불렀으나 대답이 없었다. 결국 그는 건물 밖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친구들에게 문자로 작별인사를 했다.

그러나 마침내 천사 같은 청년의 도움으로 구조된 그는 이후 계속되는 여진에도 도로 한 켠에 앉아 친구들과 동료 수녀들에게 다시 자신의 생존 소식을 문자로 전했다.

현지 뉴스통신 안사의 한 사진기자가 그 순간을 포착했고 레시 수녀 사진은 전 세계로 유포됐다.

현재 살아 있음을 실감하고 있는 레시 수녀는 이날 인터뷰에서 “모두에게 안녕이라고 인사했지만, 결국은 작별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도 먼지 흡입과 머리 부상으로 치료를 받았고 가족의 생각만 나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오는 9월4일 테레사 수녀처럼 봉사를 위해 수도 로마로 갈 예정이다.

그러나 여진으로 지진 공포와 외상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와 함께 했던 수녀 3명과 할머니 4명이 지진에 목숨을 잃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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