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주군 지키려는 가신의 충성?… 롯데 찌르던 검, 당혹

입력 : 2016-08-26 18:41:21 수정 : 2016-08-26 21:13:3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인원 롯데 부회장 극단 선택 왜?
'
지난 6월 시작해 3개월 가까이 진행한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가 최대 고비를 맞았다.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26일 검찰 출석 직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검찰은 수사 일정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그동안의 조사 과정에서 강압은 없었는지 의심을 받는 처지로 내몰렸다.

검찰은 “롯데그룹 최고위층 인사들의 소환조사 시기 등은 변동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총체적 수사 방향은 변동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인원 롯데 부회장(오른쪽)이 2009년 12월 롯데미소금융재단 개소식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과 개소를 축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첫 출석 앞두고 극단적 선택 왜?


검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 비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이나 아직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적은 없다.

또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든지 하는 개인비리 혐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기업 수사이고 롯데그룹 오너 일가를 집중적으로 보는 수사”라며 “이 부회장의 개인비리 혐의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롯데그룹 2인자이다 보니 그룹 차원의 경영비리에 깊이 연루됐을 뿐이란 것이다.

자살 소식이 전해진 뒤 한때 ‘그룹 경영비리와 무관한 개인비리 혐의가 파헤쳐지는 것에 부담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등 총수 일가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롯데그룹 2인자로 불리는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26일 김수남 검찰총장이 무거운 표정으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유서에서 검찰을 비난하거나 원망하진 않았으나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수사가 신 회장 등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초점을 맞춘 만큼 ‘비자금이 없다’는 이 부회장의 주장은 지금까지의 수사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신 회장은 훌륭한 분”이라는 이 부회장의 언급에서도 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충성심을 엿볼 수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자살 동기가 의아하지만 그분이 자살을 통해 다른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이인원 부회장이 26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목숨을 끊은 경기 양평군 한 산책로에서 이 부회장이 목을 맨 것으로 추정되는 나뭇가지가 부러져 있다.
남제현 기자

◆검찰 “일정 미룰 뿐 수사 그대로”


현재 소환조사를 앞둔 롯데그룹 총수 일가는 신 회장을 비롯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총괄회장의 부인 서미경씨, 신 총괄회장의 막내딸 신유미씨 등이다.

검찰은 ‘가신 그룹’으로 불리는 측근들 조사를 이번주까지 끝내고 다음주부터는 총수 일가 구성원 소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자살로 이 같은 수사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검찰은 애도의 뜻에서 장례가 끝날 때까지는 수사 활동 자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이 없다’는 이 부회장 유언에 대해 “롯데건설 등 개별 계열사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했다는 의혹은 여전히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수사 기조에도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많은 증거를 확보해 이 부회장 자살로 수사가 중대한 영향을 받는다고는 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남은 수사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전날 소환된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은 검찰청사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이날까지 24시간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정선형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