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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을이 오는 길로… 마중 나가볼까

입력 : 2016-09-22 10:00:00 수정 : 2016-09-21 20: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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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걷기 딱 좋은 길, 길
고성송지호둘레길
운치 있게 분위기 잡으며 걷기에는 가을이 제격이다. 조금만 더 있으면 단풍이 산을 물들었다 지고 금세 겨울이 온다. ‘바람 쐬러 가자’는 말만 하다간 내년 가을을 기다려야 한다. 생각날 때 바로 자녀나 연인의 손을 잡고 걸어보자. 지나가는 바람과 색이 변해가는 나뭇잎, 곡물 여무는 향기로 가득 찬 가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선인들의 삶과 정신을 느낄 수 있는 길
바우길11코스

강원 강릉 바우길 11코스는 신사임당길로 불린다. 이 길의 출발점인 위촌리마을은 4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마을 대동계가 옛모습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촌장제를 운영하는 마을이다. 사임당이 오죽헌에서 어린 율곡을 데리고 서울로 갈 때 죽헌저수지의 물길을 따라 이 마을을 지나 대관령을 넘었다. 이 길에는 특히 역사문화 자료가 많다. 보물 165호의 오죽헌과 조선시대 양반가의 대표적 주택인 선교장, 우리나라 정자의 대표격인 경포대, 허균, 허난설헌 유적공원 등이다.
강진정약용의남도유배길4코스

전남 강진 정약용의 남도유배길 4코스는 월출산의 웅장함을 배경으로 걷는 아름다운 코스다. 월출산 아래 달마지마을에서 시작해 무위사, 백운동, 강진다원, 월남사지, 누릿재 등을 지난다. 월출산 제1경이라 해서 다산 정약용이 초의선사 등의 지인들과 자주 찾던 백운동, 월출산을 배경으로 33만㎡의 차밭 샛길이 이어지는 강진다원, 한때 호남불교를 이끌었던 큰 사찰 월남사 터, 다산이 영암에서 강진으로 넘어오던 누릿재까지 지루할 틈이 없는 길이다.

경북 영양 외씨버선길 6코스 조지훈문학길은 사뿐사뿐 빠져드는 외씨버선을 노래한 조지훈 시인의 삶과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길이다. 영양읍내에서 시작해서 시인의 생가가 있는 주실마을에서 끝난다. 산허리를 돌아가고 물길을 건너고 들판을 가로지르는 길에서 ‘푸른 기와 이끼 낀 지붕’도 ‘구름 흘러가는 칠백리 물길’도 만날 수 있다. 주실마을 하늘 너머로 눈부신 노을도 일품이다.
거창문화유산여행길(수승대트레일)갈계숲

경남 거창 문화유산여행길(수승대트레킹길)은 조선조 기개와 정절의 선비로 알려진 정온 동계 선생의 생가와 말년에 은거하던 모리재를 이어주는 숲길이다. 숲길은 걷기 편안하고 울창한 소나무숲이 만들어내는 그늘이 시원하고 싱그럽다. 길 따라 수승대, 갈계숲, 용암정, 농산리 고석불 등 볼 만한 것이 널려있어 가을을 맞이하기 좋다. 경북 안동 퇴계오솔길(예던길) 2코스는 퇴계 이황을 비롯해 청량산을 찾은 수많은 선현과 학자, 문인들의 순례의 길이다.
퇴계오솔길(예던길)내려다본 농암종택

◆전통마을의 고즈넉함을 만끽하는 길

강원 고성 송지호둘레길은 호수와 숲,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으로 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곳이다. 송지호철새관광타워에서 시작해 왕곡마을 어귀에서 두백산 정상(244m)까지 오르게 된다. 두백산은 초보 산행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 등산길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동해의 푸른 물결은 오르는 동안의 피로를 싹 씻어 버리는 듯하다. 왕곡마을로 내려오면 옛 조상들의 주거생활 지혜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숙박체험도 할 수 있다. 송지호 둘레길 중간지점 용소두봉에 위치한 송호정은 송지호의 주변 송림과 호수 동해의 망망대해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한다. 특히 송지호둘레길 주변으로 가진, 공현진, 오호항(포구)이 있어 싱싱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소백산자락리5코스

충북 단양 소백산자락길 5자락 황금구만냥길은 구만동의 황금설화를 간직한 여행길이다. 단양읍 금곡리에서 매남기재를 넘어 각고면 대대리 마을에 이르고, 다시 구만동을 거쳐 보발재를 넘어 보발리에 이르는 구간이다. 금곡리는 소백산 비로봉에서 발원해 흐르는 솔티천에 남녀간의 아름다운 사연이 담긴 용알바위전설을 지니고 있으며, 구만동에는 가난한 농부가 신선의 말대로 늙은 소나무 밑을 파서 황금 구만냥을 발견하였으나 돌아와보니 가족이 모두 굶어 죽어 있었다는 안타까운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보발재는 백두대간이 지나는 소백산의 장엄한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고마나루명승길

충남 공주 고마나루명승길은 고마나루에서 시작해 고마나루로 돌아오는 길이다. 백제 웅진시대는 물론이고 조선시대와 근·현대에 이르는 공주의 역사문화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과 명소를 두루 만나게 된다. ‘고마나루’는 백제의 두 번째 수도였던 ‘웅진’이라는 지명의 유래가 됐다.
봉화솔숲갈래길

경북 봉화 솔숲갈래길에서 만나는 닭실마을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전통 마을이다. 마을 이름은 지형이 ‘금계포란’(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세)의 천하 명당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솔숲갈래길은 봉화 읍내에서 징검다리를 따라 내성천을 건너고 석천계곡을 따라 닭실마을로 가는 길이다. 석천계곡은 닭실마을로 가는 옛길로 정자와 계곡, 솔숲이 어우러져 절경이다. 남한 4대 길지 중 하나로 꼽히는 닭실마을은 마을을 감싼 부드러운 산세와 기와를 인 집들, 그리고 너른 들판이 어우러져 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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