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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갓 부임한 교사가 신장 기증자로…이것이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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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9-26 10:41:49 수정 : 2016-09-26 10: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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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로 치면 유치원 정도인 미국의 한 프리스쿨(pre-school)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갓 부임한 교사가 혈관염으로 병원 신세를 지는 네 살 여아의 신장 기증자로 낙점됐기 때문이다.

으레 그랬듯 새로 온 교사를 만나러 갔던 아이의 엄마는 이 같은 소식에 기뻐 어찌할 줄 몰랐다. 고마움을 말로 표현하기에 부족하다고 느낀 엄마는 딸 생명의 은인인 교사를 앞으로 가족처럼 여길 생각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주에 사는 라일라(4)는 지난해 현미경적 다발혈관염(Microscopic polyangiitis) 진단을 받았다.

염증성, 괴사성, 전신성 혈관염으로 미국에서는 10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열, 관절통, 근육통, 호흡곤란 그리고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50~60대에서 주로 발생한다. 10세 미만 소아에게서는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라일라는 극히 예외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데나는 라일라의 새로운 담당교사로 베스 바티스타가 부임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데나는 “딸의 새로운 교사가 올 때마다 면담해야 했다”며 “라일라의 건강상태를 알려줘야 해서다”라고 말했다.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동안 딸을 맡았던 두 교사와 바티스타를 마주한 데나는 갓 부임한 교사가 라일라에게 신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동안 미국 전역을 수소문하고도 찾지 못했던 기증자가 눈앞에 있다는 것을 그는 믿을 수 없었다.

 



바티스타를 얼싸안고 기뻐하는 데나의 모습은 면담장소에 설치된 카메라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작년 10월, 고열 증세가 나타나 병원으로 처음 옮겨졌을 때만 해도 데나는 딸에게 큰일이 생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병원으로 실려 가는 동안 신장문제로 밝혀진 데나의 증상은 폐출혈로 이어졌다.

의사는 데나 부부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혼수상태에 빠진 라일라는 3주 동안 의식을 되찾지 못했으며, 두 달이나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라일라는 신장이 필요했다. 하지만 신장을 기증할 사람이 없었다. 애타게 기증자를 찾던 데나 부부에게 바티스타는 하늘이 보내준 구세주나 마찬가지였다.



바티스타는 현지 매체에 “처음에 아이가 아프다는 말을 듣고는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기증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적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에게 당연히 누려야 할 미래를 선물해주고 싶다”고 웃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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