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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클린턴의 '맹공'… 쇼맨십 의존 트럼프 '진땀'

입력 : 2016-09-27 18:45:43 수정 : 2016-09-27 22: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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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정치쇼… 90분 내내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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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까지 쓰며 철저히 준비한 클린턴이 개인기에 의존하려 했던 트럼프를 눌렀다.”

26일(현지시간) 뉴욕주 호프스트라대학에서 미국 대선 1차 TV토론을 지켜본 CNN의 앤더슨 쿠퍼는 이렇게 총평했다. 쿠퍼는 2차 토론 때 사회를 본다.

NBC방송 메인 앵커인 레스터 홀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초반부터 기싸움을 벌이며 격돌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아킬레스건인 ‘이메일 스캔들’과 건강 문제를 거론했고 클린턴도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을 언급하며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붙였다. 클린턴이 트럼프의 납세자료 미공개 사실을 꼬집자 트럼프는 “클린턴이 이메일 3만건을 공개하면 곧바로 납세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맞받았다.

신경전이 격화되자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오갔다. 트럼프가 클린턴을 향해 “대통령이 되려면 강한 체력이 필요한데 스태미나도 없고 대통령이 될 얼굴도 아니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러자 클린턴은 “트럼프는 과거 여성을 돼지, 굼벵이, 개로 불렀다”고 응수했다. 트럼프가 최근 클린턴이 9·11추모 행사장에서 휘청거린 사실을 거론하면서 “그녀가 체력이 없다. 미국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클린턴은 “그가 112개국을 순방하면서 평화 및 정전협상을 하고 의회 상임위에서 11시간을 증언한다면 나에게 체력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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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은 “트럼프가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1400만달러를 아버지한테 받았다”면서 ‘금수저’ 주장을 폈다. 클린턴은 또 트럼프의 파산 경력과 직원들에게 제때 보수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지적했다. 트럼프는 “아버지는 나에게 많은 돈을 주지 않았다”, “직원들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공화당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상대후보들을 조롱해가며 토론회를 주도했지만 여성 후보인 클린턴과의 일대일 대결에선 지나치게 조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트럼프는 토론 도중 눈에 거슬리는 모습도 여러 차례 노출했다. 감기에 걸린 듯 발언 중간 여러 차례 콧물을 들이마시고 발언할 때마다 오른손을 접었다 폈다 하며 상하좌우로 흔들어댔다. 반면 클린턴은 트럼프가 끼어들어도 잠시 기다렸다가 차분한 표정으로 또박또박 수치를 제시해가며 답변을 이어갔다.

트럼프는 클린턴을 향해 “말만 하고 행동은 하지 않는 전형적인 정치인”이라고 공격했지만 클린턴은 “당신은 토론에서 나를 비판하기 위해 준비했나 보지만, 나는 대통령직을 준비했다”고 응수했다. 트럼프의 장황한 공세를 “오∼케이”라고 말하면서 여유있게 받아넘기기도 했다. 클린턴이 ‘준비된 후보’로서의 인상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준 토론이었다고 미 언론은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클린턴의 대표적인 실언인 “트럼프 지지자의 절반은 개탄스럽다”는 발언조차 토론에서 끄집어내지 못했을 정도로 토론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클린턴이 트럼프의 약을 올리며 토론을 지배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체적으로 클린턴이 공격하고 트럼프가 방어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CNN 방송이 잠정 집계한 두 후보의 발언 시간은 총 90분 가운데 클린턴 37분, 트럼프 42분이었다. 클린턴은 빨간색 바지 정장 차림이었고 트럼프는 검은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상대 정당을 대표하는 색깔(빨간색은 공화당, 파란색은 민주당)의 옷차림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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