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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레슨] 유혹에 쉽게 흔들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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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18 20:56:54 수정 : 2016-10-18 20: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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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상품 같은 제약 장치 활용
노후 준비라는 목적지 안착을
헬스장을 등록해 놓고도 나가지 않은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나중을 위해 매달 저축하기로 마음먹고도 당장 지출할 곳이 많아 한두 달 건너뛰거나 모아놓은 돈을 다 써버리는 경우도 있다. 행동경제학에 따르면 이는 계획하는 자아(planner)와 행동하는 자아(doer)가 서로 갈등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계획하는 자아는 미래지향적이고 합리적이지만, 행동하는 자아는 근시안적이고 충동적이어서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에서 이런 자기통제 문제에 관해 진행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아무 때나 인출이 가능한 ‘자유 계좌’와 인출에 제약이 있는 ‘통제 계좌’ 중 원하는 곳에 돈을 넣으라고 했다. 두 계좌의 이자율이 같다면 통제 계좌에는 돈을 넣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놀랍게도 절반가량이 자유 계좌가 아닌 통제 계좌에 자신의 돈을 넣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자유 계좌와 통제 계좌의 이자율이 같을 때, 인출하는 데 제약이 더 많은 통제 계좌일수록 자유 계좌보다 통제 계좌에 넣어둔 돈이 더 많았다는 점이다. 미래를 위한 저축보다 현재의 소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현재 선호 편향’을 극복할 수 있는 팁을 알려주는 연구 결과다. 유혹에 쉽게 흔들리는 성향의 투자자라면 자신의 행동을 제약하는 장치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임한나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5세 이상 퇴직자의 93%가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았다. 하지만 한꺼번에 생긴 목돈에는 유혹이 따르기 마련이다. 퇴직금을 노후자금이 아닌 사업자금 또는 자녀 결혼에 지출하거나 매월 생활비로 야금야금 꺼내 쓰다 보면 은퇴도 하기 전에 소진해버릴 수 있다. 하지만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으면 적어도 목돈을 탕진하는 유혹에 빠질 일은 없다. 개인연금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매달 일정 금액을 노후자금 용도로 저축한 뒤 은퇴하고 나면 얼마씩 빼내어 쓰겠다고 결심한들 그 결심을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개인연금 상품에 가입하면 매달 꾸준히 노후자금을 저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노후에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다.

행동경제학자인 댄 에리얼리는 자기통제 문제를 극복하고 싶다면 사이렌의 노래에 홀리지 않도록 자기 몸을 돛에 묶었던 율리시스를 떠올리라고 조언한다. 현재의 나를 위한 소비는 사이렌의 아름다운 노래처럼 유혹적이다. 하지만 내가 저지를지도 모르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미연에 방지하고 노후준비라는 목적지에 무사히 안착하고 싶다면 연금상품과 같이 자신의 행동에 제약을 가하는 장치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임한나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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