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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조금 특별한 남녀 만남, 부족함 채워주는 '존경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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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20 13:30:06 수정 : 2016-10-20 15: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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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연애 경험이 없는 모태솔로 여성과 9살 연하 아르바이트생과의 연애를 그린 드라마 '오늘 회사 쉬겠습니다'. 이런 만남이 드라마 속 얘기만은 아닌 듯하다. (사진= 일본 NTV 캡처)
일본 메이지 야스다 생활·복지연구소가 20~49세 남녀 3595명을 대상으로 '결혼생활을 위해 필요한 연간수입'을 묻자 미혼여성 약 70%가 400만엔 이상이라고 답한 반면, 30대 미혼남성의 37%만이 연 수입 400만엔으로 나타나 "이상과 현실이 크게 동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과 함께 전문가들은 "젊은 남녀가 결혼할 수 없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기존 고정관념을 바꾼 새로운 매칭 형태로 ‘존경결혼’이 결혼 시장에서 구체화 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혼 여성이 상대에게 바라는 연간 수입. (자료= 메이지 야스다 생활·복지 연구소)
존경결혼

일본 커리어넷 보도에 따르면 존경결혼은 과거 ‘여성이 존경할 수 있는 남성과 결혼한다’는 의미가 아닌 반대로 ‘남성이 존경할 수 있는 여성과 결혼한다‘는 의미다.

즉 남성이 사회적으로나 내적으로 성숙하고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자신을 능가한 여성과 결혼하는 것으로, 남성들은 여성의 나이나 연 수입이 자신보다 높아도 크게 문제 삼지 않으며 이런 여성과의 만남을 희망한다.

존경결혼은 왜 생겨났나
존경결혼이 생겨난 배경에는 고학력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의 증가와 이들의 요구. 남성도 과거 '남성상'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보다 능력 있는 여성과의 진지한 만남을 원하는 등 이를 업계가 존경결혼이라는 명칭을 붙여 구체화한 것이다.

업계 측은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 최근 들어 구체화 된 것 뿐 존경결혼은 이미 존재했다"며 "희망과 현실의 차를 메우기에는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연한 남녀 간의 인식 차를 좁히는 것과 남성은 여성의 일하는 방법과 삶을 보다 존중하고 불필요한 자존심으로 분쟁을 만들지 않아야 하는 등의 문제도 뒤따르고 있어 가부장적인 남성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존경결혼도 남녀 간의 감정이 우선이다. (사진= 일본 NTV 캡처)
서로의 차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존경결혼
지금 20~30대 젊은 세대는 과거와 비교해 여성을 동등한 입장에서 대하며 가사나 육아를 분담하는 등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편견이 없거나 적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담을 진행하면서 앞서 언급한 편견은 물론 "자신보다 능력 있는 여성은 기피 대상이 된다는 생각과 여성은 어릴수록 좋다는 생각 등이 젊은 층에서는 크게 줄어 시대가 바뀌었음을 짐작게 한다"며 이런 생각에 더해 "혼기를 놓쳐 결혼 시장에서 배제된 여성들은 남성으로부터 존중받으며 이상적인 결혼생활이 가능한 점 등 서로에게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여성도 차이를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 일본 NTV 캡처)
일본은 지금 고수입을 올리며 사회에서 승승장구하지만 가정적인 면이 부족한 여성과 수입은 낮아도 가정적이며 과거 아버지 세대의 가부장적인 모습이 적은 남성을 짝지어 부족한 점을 상호 보완한다는 취지로 존경결혼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만들고 있다.

이런 인식 속에 조금 특별한 남녀 간의 만남이 연애와 결혼에 새로운 흐름이 되진 않을까 기대된다.

한편 얼마 전 한국에서도 유명한 일본 화장품 메이커가 제품 홍보를 위해 만든 광고에서 25살 생일을 맞이한 한 여성이 친구들로부터 축하받지만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모습과 함께 “오늘부터 여자가 아니다” 등의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인 내용을 담아 여성들의 거센 비난을 자초했다.
일본 뇌 과학자 모기 겐이치로는 "지금도 사회는 여성을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비유하며 '여성'으로 분류되는 나이를 정하고 있다”며 이는 "아무런 근거 없는 착각이며 생물학적으로도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여성의 기준을 나이로 한정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저래야 한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사고가 아닐지 모르겠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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