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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씽' 엄지원 "힘들었던 과정, 좋은 작품으로 보상 받아"

입력 : 2016-12-04 07:00:00 수정 : 2016-12-04 12: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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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수많은 토론이 오갔고, 저조차 어떤 선택이 맞는지 몰라 혼란스러웠던 시간이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작품을 잘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아픈 손가락' 같은 작품이에요."

배우 엄지원은 지난 30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엄지원과 공효진, 두 여배우의 연기 대결을 지켜볼 수 있는 이 작품은 아이와 함께 갑자기 사라진 보모를 찾아나서는 5일간의 추적을 그린다. 엄지원은 극 중 워킹맘 '지선'으로 분해 '소원'과 '더 폰' 이후 또 한 번 모성연기에 도전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가지고 제작진과 회의하면서 '지선이 너무 비호감으로 비춰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이 나와 잠시 당황스러웠어요. 일도, 아이도 잘 못 챙기는 우왕좌왕하는 상황들 때문이죠. 그런데 같은 여자 입장에서 저는 전혀 비호감이라고 느끼지 않았어요. 바로 제 모습 같고, 제 친구 같은데 왜? 우리 사회에서 워킹맘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죠. 또 하나는 지선이 너무 평범하다는 점이었어요.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인데 특징이 없고 약하지 않냐고요. 그런데 저는 그래서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담백하게 그려나가고 싶었죠. 그런 캐릭터에 대한 고민들이 촬영하는 내내 계속됐던 것 같아요."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 2016) 속 지선(엄지원)의 스틸.


배우 입장에서는 본인 캐릭터가 부각되는 게 좋기 마련인데 엄지원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오랜 영화 작업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 중 하나라면, 개인이 도드라지기보다는 전체 안에서 어우러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 지선이 현실적인 캐릭터라 마음에 와 닿았다는 그는 '한매'(공효진 분)와 함께 두 여자 캐릭터의 조화가 중요한 영화이기 때문에 비슷한 톤의 연기를 유지하는 데 애썼다고 했다.

"물론 부족한 점도 많았어요. 50회차 중에서 2회 빼고 모두 현장에 나갔어요. 그만큼 분량이 많았고, (작은 영화라) 예산과 일정의 압박 속에서 더 공 들이지 못한 부분은 아쉽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좋은 작품이 나와서 개봉까지 할 수 있어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요.(웃음) 이번 작품을 통해 전반적인 것을 보는 힘이 더 생겼다고 할까요. 앞으로 작품에 임하는 작업 방식이 조금은 달라질 것 같단 기대감이 생겨요."

지선은 아이와 보모가 사라진 후 5일간 거의 민낯 상태로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엄지원은 시간이 갈수록 화장이 벗겨지는 분장의 디테일까지 챙길 만큼 열성을 보였다. 극영화가 아닌 다큐에 가까운 조명에 여배우로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 또한 작품을 위한 거라 믿고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하하. 나중엔 (공)효진씨가 '우리가 그래도 화장품 모델도 하는 여배우들인데 반사판도 없다'고 장난스레 투덜거렸죠. 나중에 피부 톤보정으로 완화될 거라 믿었는데. 맙소사. 그것도 안해주더라고요. 초반 몇 회차에서는 리얼함을 위해 머리도 안 감고 현장에 나갔는데, 진짜 헤어팀에 못할 짓이더라고요.(웃음)"

두 여배우가 중심인 영화. 게다가 이언희 감독도 여자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실제 남성 중심 영화계에서 보란 듯이 여성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로 '미씽'이 손꼽히고 있다. 엄지원은 "엄마로 시작했지만 결국 여자들의 이야기를 하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결국 마지막 한 장면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했어요. 따뜻하면서도 아프고, 여운이 남죠. 두 여자의 이야기지만 곳곳에 사회적인 이슈와 메시지도 꼼꼼하게 숨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 많은 상징을 찾아보는 재미도 분명 있을 거라 기대 돼요. 흥행이요? 시국이 복잡해서 우려스럽기도 하지만 결국 재미있는 영화는 관객들이 찾아서 봐 주시리란 믿음이 있어요. 여배우들의 영화가 많이 없다고 하시는데 결국은 콘텐츠의 힘인 거죠. 그런 의미에서 자신 있어요. 작품 자체로 승부하고 싶어요."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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