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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촛불집회가 예정된 오는 10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6도로 예상되는 등 이달은 수은주가 때때로 영하 1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박 대통령의 버티기 꼼수에다 여야 정치권이 당리당략으로 주판알을 튕기느라 정국이 조기에 정리되지 못하면서 매서운 추위 속에 장외집회를 계속 열어야 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그러나 촛불을 들고 광장을 찾은 시민 상당수는 혹한의 날씨도 국민적 열망을 식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지난 여섯 차례의 집회에 빠짐없이 참여한 이모(31)씨는 “불의와 맞서는 집회 성격상 애초부터 참가자들에게 날씨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집회현장에서 핫팩을 주는 분들이 있고 많은 시민과 촛불의 열기로 딱히 추위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송년회와 크리스마스 등 연말 분위기가 촛불집회와 어떻게 어우러질지도 주목된다. 일부 시민은 연말 모임 장소를 광화문광장으로 잡고 있다.
전북 남원에 사는 장모(35)씨는 5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주 목적은 촛불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었지만 상경한 김에 집회가 끝나고 서울에 사는 친구들과 어울렸다. 장씨는 “9일 탄핵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10일 다시 상경할 것”이라며 “12월인 만큼 송년회도 겸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온 국민의 관심사는 박 대통령의 퇴진 문제다. 박 대통령 스스로 즉각 물러나든지 아니면 탄핵 심판을 받으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끝내 탄핵 쪽을 승부수로 택할 경우 9일 예정된 국회의 탄핵안 표결 결과에 따라 촛불의 규모와 강도가 달라질 공산이 크다.
탄핵안이 통과하려면 야 3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외에 최소 28명 이상의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이 동참해 의결정족수(200명)를 채워야 한다. 전날 비박계 의원들이 탄핵 찬성 쪽에 서겠다는 방침을 밝혀 탄핵안 표결 시 통과가 유력하지만 만에 하나 부결될 경우 성난 민심이 촛불을 들고 국회로 향할 수 있다.
탄핵안이 가결돼도 촛불이 규모는 작아질지언정 바로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될 뿐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는 데다 향후 대선일정 등 시국해결 방안을 놓고 정치권이 납득할 만한 대안을 내놓을 때까지 집회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6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직접 만나면서 촛불의 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느꼈다”며 “탄핵 등으로 대통령의 거취가 변동이 된 이후에도 국민들은 국회 등 정치권에 시국해결 방안 등 청사진을 요구하며 다양한 형태로 집회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범수·김준영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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