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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행, 대선주자 지지율 하락세…출마 물 건너가나

입력 : 2017-02-21 07:34:52 수정 : 2017-02-21 09: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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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범보수층 사이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가 단연 화제다. 현재 지지율이 다른 보수진영 후보 중에서는 월등히 앞서 있는데다 여야를 통틀어도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3위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대행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보수층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아무래도 최순실게이트가 발생한 현 정부에서 법무장관과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 등 최고 요직에 있었다는 점에서 정치 도의적인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판단에서다. 대선 본선에 나가도 승산이 희박하다는 이야기다.

반면 황 대행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의견도 여전히 많다. 유력주자 기근에 시달리는 자유한국당도 황 대행이 후보 경선에 출마하기를 바라고 있다. 현실적으로 보수 후보중에서는 그나마 야권 후보와 해볼만한 지지율을 보이는 인사가 황 대행이란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는 황 대행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황 대행의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돼 이같은 분위기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보수진영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MBN·매일경제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3~17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2,521명에게 조사해 20일 발표한 2월3주차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 8.1%) 결과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황 대행의 지지율은 14.8%로 전주대비 0.5% 떨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3주간의 상승세가 멈췄을 뿐만 아니라 안희정 충남지사(20.4%)와의 2위 싸움에서도 오차범위 밖으로 밀려나며 3위에 머물렀다. 안 지사와의 지지율 격차는 5.6%포인트로 4.2%포인트나 확대됐으며 1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2.5%)와의 격차도 17.7%포인트로 0.1%포인트 벌어졌다.

국민일보의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7~18일 전국 성인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5.7%)에서도 황 대행은 12.8%로 3위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3~4일 실시된 같은 조사와 비교해 3.2%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2위 안 지사의 지지율이 15.3%에서 23.3%로 8%포인트나 수직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발표한 2월3주차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20%)에서도 황 대행의 지지율은 일주일 전에 비해 2%포인트 하락한 9%를 기록,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여전히 여권에서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 중이지만 반 전 총장의 대선 레이스 하차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며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르던 2월 초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이는 황 대행이 유권자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표 확장성에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는 보수층 외에는 기댈 곳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수사기간 연장이나 청와대 압수수색을 놓고 빚어진 박영수 특별검사팀과의 보이지 않는 대립각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같은 여권에 불리한 악재가 터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다른 후보들이 본격적인 대권행보로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는 반면 황 대행은 여전히 출마 자체에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여론의 관심을 빼앗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에 더해 황 대행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던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안상수 의원과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의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출마를 견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황 대행은 여전히 출마 여부와 관련한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황 대행은 지난 10일 대정부질문에서 출마 입장을 명확히 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도 불구, 기존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다.

당시 황 대행은 "국내외 당면한 여러 어려움이 많다. 국정을 가급적 조기에 안정화시켜서 국민이 정부를 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감안하면 결국 황 대행이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인용을 전제할 경우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30일 전에 권한대행직을 그만둬야 하는데 지지율과는 무관하게 그것만으로 황 대행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권한대행직을 내버리고 대선 후보로 나온다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대행'을 맡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방치했다는 비판도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지율까지 야권 후보들에게 크게 뒤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출마의 명분 자체를 확보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지지율 하락세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탄핵 인용 결정까지 내려진다면 차기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자연스레 불출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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