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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폐쇄 원전서 또 핵분열 충격

입력 : 2021-05-13 20:13:42 수정 : 2021-05-13 20: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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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전문가, 사이언스지와 인터뷰
“돔 설치 이후 중성자 40%증가
통제 불능… 핵에너지 방출 우려”
2016년 설치된 체르노빌 원전 ‘새 안전 가둠’ 구조물. 체르노빌 원전(NPP) 홈페이지 캡처

“망가진 원자로 깊숙한 곳에 묻힌 우라늄 연료 덩어리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바비큐 구덩이에 있는 불씨와 같다.”

영국 핵 전문가 닐 하야트 셰필드대 교수가 과학 저널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을 두고 이렇게 경고했다.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폭발 사고 후 두꺼운 콘크리트에 파묻혀 36년째 폐쇄된 상태다. 그런데 그 안에서 다시 핵분열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2016년 우크라이나는 15억유로(약 2조원)를 들여 원전에 ‘철근 돔’(NSC)을 씌웠다. 체르노빌 원전이 폭발했을 때 소련(현 러시아) 정부는 원전을 콘크리트로 덮어 봉인했는데, 세월이 흐르며 콘크리트가 노후화하자 새 덮개를 만든 것이다.

그런데 NSC 설치 후 ‘305/2’라고 명명된 폐쇄 원자로실에서 중성자 수가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성자 수가 늘어났다는 건 핵분열 진행을 의미한다.

기존 콘크리트 덮개는 일부러 빗물이 스며들게 해 핵반응을 둔화시킬 수 있었지만, NSC는 빗물이 완벽히 차단돼 원자로실 내부가 건조해지며 핵분열이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 반응은 저절로 멈출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중성자 흡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돌리늄’이라고 하는 물질이 대표적 흡수제다.

소련 정부는 원전을 덮은 콘크리트에 가돌리늄 스프링클러를 설치했지만 305/2 원자로실은 완전히 폐쇄돼 있어 구멍을 뚫고 로봇을 투입해야 흡수가 가능할 수도 있다.

하야트 교수는 “분열 반응은 기하급수로 가속화할 수 있다”며 “이는 통제되지 않은 핵에너지 방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DPA통신은 “현재 모든 원자로실 센서는 (중성자) 상승 기미 없이 안정돼 있다”며 “핵분열 연쇄 반응 위험이 없다”는 원전 관계자 말을 전했다. 그러나 DPA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2016년 특별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이를 담당하는 국영기업이 자금 부족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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