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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살며] 일 년의 시작과 심정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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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25 22:22:00 수정 : 2023-01-25 22: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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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지 일 년이 지나고 또 2022년도 끝났다. 흔히 어른이 되면 한 해가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는데, 반복되는 일상이 많아지면서 하루하루가 인상 깊게 남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반대로 하루하루를 알차고 너무 바쁘게 보냈기 때문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것처럼 느낀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난해 나는 후자의 경우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변화가 많은 일 년이었고 좌충우돌하며 한국 생활에 적응해나갔다. 그러다 정신 차리고 보니 갑자기 2023년이 시작된 느낌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운 목표 중 하나는 일을 늘리는 것이었다. 지금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에 더해 새로 할 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겁도 많고 계속 집에만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원래 성격과 모습이 돌아왔다. 생각하면 바로 행동을! 한국 구인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일본인에 대한 한국 정보 사이트를 이용해서 일을 찾아봤다. 일은 바로 두 개나 들어왔다. 첫째는 일본어 공부를 하는 분들을 돕는 일. 나는 일본인이라서 일본어를 어떻게 공부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탓에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나도 공부를 하면서 일본어를 새롭게 알게 되고,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으며 재미를 느끼고 있다. 둘째는 카페 일이다. 원래 아르바이트하던 곳과 판매 물품이 달라 외울 것도, 배울 것도 많았다. 아직 정신이 없고 바쁘지만 하고 싶었던 일이라 배우면서 잘 지내고 있다.

사키이케 하루카 주부

어떤 날은 10시간 이상 야외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나에게 “힘들겠다”, “차라리 회사원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한다. 물론 나도 이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정직원이 되면 월급, 4대보험 등 보상도 안정적이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사람과 접하는 일, 젊을 때 최대한 많은 노하우와 경험을 얻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그 경험을 살리고 싶다.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지만 나중에 남편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이 선택을 했다. 남편도 반대하지 않고 응원해 주고 집안일도 예전보다 많이 도와준다. 어머님은 남편이 결혼해서 바뀌었다고 하신다. 예전에는 침대에서 안 움직이는 사람이었다고…. 내가 요즘 남편 행동에 대해 말씀드리니까 결혼하고 나서 사람이 됐다고 막 웃으셨다.

예전에 비하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는데 해야 하는 일은 많아서 피곤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예전보다 더 성장하고 있고 빛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운 일을 찾으면서 사람에게는 사람마다 그 타이밍에 맞게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알았다. 2023년에도 서두르지 말고 나는 내 속도로 지내보려고 한다. 그러면 더 좋은 기회가 나한테 찾아올 테니까.


사키이케 하루카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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