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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금리에 허덕이는 기업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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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7-10 11:59:37 수정 : 2024-07-10 1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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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장비를 제조하는 A사는 4%대로 은행 대출을 받은 뒤 이자 부담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A사 대표는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몇천만원 많아 올해는 적자가 예상된다”며 “금리가 2% 후반대까지만 떨어지면 무기한 지연되고 있는 신규 생산라인 투자부터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제조업체 B사 대표도 “올해 상반기 이자비용과 영업이익이 비슷한 수준”이라며 “소비자의 입맛을 계속 따라잡기 위해서는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하는데, 당장 적자를 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답답하고 미래가 두렵다”고 호소했다.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상당수 국내 기업들이 재무상태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자는 조사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일 발표한 설문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절반가량이 이자비용을 내면 손익분기점이거나 적자 상태라고 답했다.

 

대한상의가 국내 기업 400개사를 대상으로 상반기 경영실적을 묻자,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30.2%를 차지했고, “적자를 예상한다”는 답변도 14.6%로 조사됐다. 응답 대상 중 44.8%가 이자비용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답한 것이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에선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많이 들거나 영업적자인 비중이 9.1%, 중견기업은 8.7%였지만, 중소기업은 2배를 훌쩍 넘는 24.2%에 달했다.

 

매출과 자산규모가 작을수록 대출 문턱이 높고, 그 문턱을 넘더라도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고금리 상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몇 번 인하될 것인지 꼽아달라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47%가 ‘한 번’이라고 답했다. ‘올해는 없을 것’이라고 답한 기업도 40%에 달했다. ‘두 번 이상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13%에 불과했다.

 

지난 7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기업들이 금리 인하에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은 고환율, 고물가 상황에다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논의 동향 등으로 당분간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한 질문에 기업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32.5%)를 1순위로 꼽았다. ‘현재 경기 상황’(26.3%)과 ‘물가 상승률’(26.3%)이 뒤를 이었고, ‘가계·기업 부채비율’(9.2%), ‘외국자본 유출입’(5.7%)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리가 인하될 때 경영이나 자금운용의 변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2곳 중 1곳꼴로 “변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 기업의 40%는 내년 경영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했고, 10%는 바로 변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업경영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답한 기업을 대상으로 가장 우선적으로 취할 조치를 묻자, 1순위 응답은 ‘부채상환 등 재무구조 건전화’가 65%로 가장 많았고, ‘설비투자 확대’가 22.5%로 그 뒤를 이었다. 2순위 응답의 경우에는 ‘설비투자 확대’가 41.5%로 가장 많았고, ‘연구개발 투자’(23.8%), ‘사업구조 재편’(17.0%), ‘신규인력 채용’(12.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대내외 환경의 영향으로 기업의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낮아질 시 재무상황 개선과 함께 투자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낮은 금리가 기업 투자의 충분조건은 아닌 만큼, 첨단산업에 대한 직접보조금 및 직접환급(Direct Pay)과 같은 정책을 병행해 기업이 적극적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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