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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비명에도 낄낄...전봇대에 테이프로 묶인 신부, 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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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0-07 06:22:09 수정 : 2024-10-07 08: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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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결혼식 피로연에서 신랑 친구들이 신부를 테이프로 감아 전봇대에 묶어 놓은 영상이 공개되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신랑·신부를 단순히 골려주는 것을 넘어 괴롭히는 수위가 사회적 통용 기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중국 북부 산시성에서 열린 결혼식 뒤풀이에서 신랑 친구들이 신부를 테이프로 칭칭 감아 전봇대에 매단 모습. 웨이보 캡처

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중국 북부 산시성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여러 남성들이 전통 중국식 결혼 의상을 입은 신부를 전신주에 테이프로 묶는 모습이 담겼다. 신부는 비명을 지르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았다. 결혼식에서 약간의 소란을 피우는 건 해당 지역의 관습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남성들은 신랑의 친구들로, 이 행위가 부부간 합의된 사항이며 신부의 안전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당시 신부를 전봇대에 매달았던 신랑의 친구 A씨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신랑의 어린시절 친구다. 이건 부부가 사전에 합의한 일종의 장난 이었다”면서 “이건 우리 지역의 관습이다. 아무도 피해 입은 사람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국 온라인상에서는 비판이 거세다.

 

네티즌들은 “이러한 천박한 결혼 관습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빨리 청산해야 한다” “타인의 고통을 재미로 여기는 것은 잘못됐다” “신부에게 진짜 위험한 일이라도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신부를 전봇대에 묶었던 신랑 측 친구들은 SNS를 통해 지나친 행동이었다며 사과했다.

 

중국 지방정부도 성명문을 내고 “시민들이 구시대적인 관습을 버리고 문명화된 결혼 관습을 장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결혼 뒤풀이 문화인 ‘훈나오’(混闹)는 결혼식 당일 신랑과 신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지인들이 농담하며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는 중국의 고대 관습이다.

 

하지만 최근 훈나오가 저속한 농담과 부적절한 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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