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지표 마이너스…심리지수 상승세
“소비 활성화 위한 추경에 속도 낼 것”

새 정부 출범 이후 발표하는 첫 경제 진단에서도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은 어둡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다만 경제 심리지수 등이 다소 개선되면서 경기 하방압력이 유지되나 더 악화한 것은 아니라는 미묘한 표현 변화가 포착됐다.
기획재정부는 13일 펴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고용 애로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12·3 비상계엄 이후 여섯달 째 ‘경기 하방위험’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다만 줄곧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했다”는 표현을 사용하다가 이번 달 그린북에서 “하방 압력이 여전하다”로 표현을 다소 완화했다. 경기 하방압력이 여전히 크지만 미·중 관세 합의, 5월 소비자·기업 심리 상승 등 긍정적인 요인이 작용해 지난달보다 리스크가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지난달 추가된 ‘수출 둔화’ 진단은 유지됐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관세 흐름을 예단하기 어려워 하방 리스크가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생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그린북에 반영되지 않았다. 향후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 등에 영향을 미치면 국내 경제에도 연쇄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산업활동동향 주요 지표는 미국 관세장벽 여파가 가시화하면서 산업생산, 소비, 투자 부문에서 일제히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광업, 제조업, 전기·가스업에서 모두 줄어 0.9% 역성장했다. 건설업(-0.7%), 서비스업(-0.1%) 생산도 뒷걸음질 쳤다. 소매판매(-0.9%), 설비투자(-0.4%), 건설투자(-0.7%)도 전월 대비 감소했다.
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해 넉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일평균 수출액은 26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 증가했다. 유럽연합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했으나 미국·중국으로 향하는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5월에는 일부 긍정적 지표도 관측되고 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8포인트 오른 101.8을 나타내며 낙관적임을 나타내는 기준선인 100을 1년 만에 넘었다.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도 전달보다 2.8포인트 오른 90.7을 기록했다.
5월 집행되기 시작한 추가경정예산도 내수 회복을 일부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경기 회복, 소비 활성화 및 취약계층·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한 추경을 속도감 있게 마련·추진하겠다”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지원 등 통상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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