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감춰진 진실 많을 것…다 불겠다는 것”
나경원 “사면은 곧 ‘李대통령 공범’ 인정하는 셈”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으로 7년8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공개적으로 사면·복권을 요구하며 ‘셀프 구제’에 나서자 국민의힘 안팎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사면을 추진하면 공범을 인정하는 셈”이라며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이 전 부지사의 사면·복권 공개 요구에 대해 “(이 대통령을 향해) 모든 진실을 불어버리겠다는 취지의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감춰진 진실이 얼마나 많겠냐”며 “특히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범죄는 이 대통령이 공범인 피고인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죄목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2022년 7월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3억3400여만원의 정치자금 및 뇌물을 수수하고 쌍방울의 800만달러 대북송금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8개월에 벌금 2억5000만원, 추징금 3억2595만원이 확정됐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재임 당시 경기도가 북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비(500만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 비용(300만달러)을 쌍방울 측이 북한 인사에게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5일 대법원으로부터 원심 선고가 확정됐지만, 1주일도 채 안 된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사면·복권을 이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서명 운동에 동참해달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전 부지사는 사면·복권 대상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함께 거론하며 “검찰 독재정권의 탄압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제자리를 찾아줄 때”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에 “정권이 바뀐 지 불과 열흘 만에 여기저기서 중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의 사면·복권이 당당하게 거론되는 무법천지 대한민국이 되어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과거 문재인 정권 탄생 이후 민노총이 ‘촛불 청구서’를 들고 자신들의 입맛대로 정권을 쥐락펴락했듯, 이번에도 수많은 청구서와 협박문서가 날아들 것으로 예견된다”며 “조국, 이화영에 이어 송영길, 조금 지나면 김어준의 청구서가 날아들고, 어쩌면 성남파 이석기도 자신을 복권해달라 나설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전 부지사가 인제 와서 사면을 요구하는 것은 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명백한 신호”라고 적었다.
나 의원은 이 전 부지사의 사면·복권 요구가 “‘당신을 위해 저지른 일인데, 어찌 나를 외면하는가. 사면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식의 협박”이라며 “만약 이 대통령이 이화영을 사면한다면, 이는 불법 대북송금의 최종 책임자가 자신이었음을 자백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진정 떳떳하다면 측근의 사면 협박에 흔들릴 이유가 없다”며 “대통령의 사면권은 국민 통합과 정의 실현을 위한 마지막 수단이지 범죄 공범을 감추기 위한 방패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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