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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쓴맛’… 불경기에 손님 발길 줄어들어 매출 9% ‘뚝’ [뉴스 투데이]

입력 : 2025-08-18 17:57:46 수정 : 2025-08-18 17:59:13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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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

분식 -3.7%·亞음식 -3.6% 타격
노래·피시방·스포츠시설도 부진

대출받은 사업장 중 14%는 ‘폐업’
문 닫은 업소 평균 잔액 6304만원

3분기 소비쿠폰 사용률 50% 돌파
일시적 소비 진작 우려 목소리도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2분기 술집 매출이 1년 전보다 1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있는 사업장 중 49만여개는 폐업 상태였고, 이들의 빚은 평균 6304만원으로 조사돼 어느 때보다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률이 50%를 넘기면서 ‘소비쿠폰 보릿고개’를 걱정하는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다.

18일 한국신용데이터(KCD)의 ‘2025년 2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상공인 사업장당 매출 평균은 약 4507만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지난 1분기보다 7.9% 늘었지만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보다는 0.8% 줄었다.

18일 서울 종로구 음식점거리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정탁 기자

업종별로 보면 외식업은 세부 업종 대부분에서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1년 전과 비교해 술집(-9.2%)의 타격이 가장 컸다. 분식(-3.7%), 아시아음식(-3.6%), 패스트푸드(-3.0%), 카페(-2.4%) 등도 매출이 줄었다. 서비스업에서는 노래방, 피시방, 스포츠시설 등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업종(-8.3%)의 부진이 두드러졌으며 숙박·여행서비스업 매출도 3.2% 감소했다.

강예원 한국신용데이터 데이터총괄은 “이번 2분기에 나타난 외식·여가 분야의 소비 위축은 단순한 매출 감소를 넘어 소비자들의 생활방식과 지출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해외 출국 인원이 늘어나는 등 해외여행 수요 증가 역시 국내 소비 여력을 줄여 소상공인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출도 소상공인들을 옥죄고 있다. 2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이 있는 사업장은 모두 360만개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86.3%(310만8000개)는 정상 영업 중이지만 13.7%(49만2000개)는 폐업 상태였다. 폐업한 사업장의 평균 연체액은 673만원, 평균 대출 잔액은 6304만원이다.

대부분 영세자영업자인 개인사업의 대출잔액은 1년 만에 16조원가량 불어났다. 전체 개인사업자의 대출잔액은 2분기 말 기준 72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고, 연체된 개인사업자 대출 원리금 규모는 13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3000억원 증가했다.

3분기엔 새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의 효과가 일부 반영돼 일부 업종의 경우 회복조짐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민생회복 소비쿠폰 배포가 시작된 한 주(7월 21∼27일) 동안 전국 소상공인 평균 카드 매출액은 전 주 대비 2.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런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률이 50%를 넘기면서 소비쿠폰 보릿고개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전날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1차 소비쿠폰 지급률은 약 97%에 달하고 사용률은 지난 7일 신용·체크카드 기준 50%를 돌파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소비쿠폰의 효과가 일시적인 소비 진작에 그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소비쿠폰이 풀리면 반짝 소비가 늘었다가 그 전후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PMI)에 따르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9%는 “소비쿠폰을 받은 이후와 전의 소비 규모가 비슷하다”고 답했다.

서울 중구 중부시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 매장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는 모습. 뉴시스

또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온라인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우엔 어려움이 더하다. 소비쿠폰의 온라인 사용제한은 대규모 이커머스 등 대기업보다는 전통시장과 동네 가게에서 소비쿠폰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소비자들이 기존 온라인에서 사던 생필품이나 식료품을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면서 온라인 영세자영업자들의 경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00대 생활업종 중 통신판매업 개인사업자는 61만1825명으로, 전체 통신판매업 사업자(64만3246명) 중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폭염·폭우로 인해 물가가 상승한 상황에서 소비쿠폰이 단기적으로 소비를 자극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소고기와 일부 채소 가격이 크게 올랐고 이후 내수가 얼어붙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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