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합의문 문구 조율 가능성 높아
베선트 “이견해소 확신… 10일 내 결과”
위성락 “트럼프, 29∼30일 韓 머물 듯”
한·미가 관세협상 타결의 핵심 쟁점인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 투자 방식 등을 놓고 세부 조율에 돌입했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상회담 전 협상 타결을 위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양국은 3500억달러 투자 방식 등을 두고 한·미 간 통화스와프 체결을 포함한 외환 시장 안전장치 마련 방안 등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재무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과의 협상과 관련해 “난 이견들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현재 대화하고 있으며, 난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간담회에서 한국이 미국에 요청한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내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아니지만 만약 내가 의장이라면 한국은 싱가포르처럼 이미 통화 스와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싱가포르의 통화 스와프는 600억달러 규모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김 실장은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협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전에는 미국 내 관련 부서들이 긴밀하게 소통하는 인상은 보이지 않았는데 이번엔 미국도 재무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상무부가 아주 긴밀하게 서로 소통하는 모습”이라고도 전했다.

김정관 장관은 한·미 통화스와프 등 협상 쟁점과 관련해 “외환시장과 관련된 여러 부분에서 미국 측과 상당 부분 오해, 격차, 이해의 간극이 많이 좁혀졌다는 정도 말씀드릴 수 있다”고 긍정적 전망을 밝혔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16일 미 백악관 관리예산국(OMB)을 방문해 후속 논의를 진행한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을 찾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합류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17일 이른 새벽 시간대다. OMB는 백악관 소속 기관으로 핵심적인 예산 관리기관이다. 이 때문에 대미협상단의 OMB 방문이 한·미 관세합의문의 행정 문구를 조율하는 단계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에이펙 계기 방한 일정과 관련해 “29일에 도착해 30일까지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미 정상회담도 그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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