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검은 넥타이에 근조리본 달아
李 면전서 “꺼져라” “범죄자” 막말
장동혁 “이제 전쟁” 김현지 문자인용
“李대통령 마지막 시정연설 돼야”
李 22분 연설… 민주 33차례 박수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에 반발하며 시정연설을 ‘보이콧(불참)’했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 들어서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범죄자”, “꺼져라” 등 거친 언성을 쏟아냈고, 본회의장 연단에 오른 이 대통령은 텅 빈 야당 의석을 바라보며 “허전하군요”라고 운을 뗐다. ‘반쪽 시정연설’ 풍경이 펼쳐진 가운데 여야 예산 공방은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슈퍼 예산’의 필요성을 전하는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진행했으나, 여야 반응은 확연히 엇갈렸다. 이 대통령이 오전 10시6분쯤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문 앞부터 연단까지 양측으로 줄지어 늘어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정청래 대표를 비롯해 전현희·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 등 여러 의원들과 차례로 악수하며 연단으로 이동했다.
 
            국민의힘 불참 속에 진행된 이 대통령의 연설은 약 22분간 진행됐다. 그 사이 민주당 의원들은 총 33차례 박수를 쏟아내며 응원을 보냈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와 코스피 지수 4000 돌파 등 성과를 언급하자 여당 의원들은 박수 세례로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썰렁한 국민의힘 의석 쪽을 바라보며 “비록 여야 간 입장의 차이는 존재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며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에 통과돼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을 침묵시위로 맞이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 도착 시각에 맞춰 검은색 마스크·넥타이에 어두운 색 정장을 입고,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계단을 가득 메웠다. 가슴에는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근조 리본도 달았다.
이 대통령이 로텐더홀 입구에 도착하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범죄자 왔다”, “꺼져라”, “재판받으세요”라고 외치며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다가가자 “악수하지 말고 그냥 가라”는 고성도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엷은 미소를 지은 채 허리 숙여 인사한 후 사전 환담을 위해 의장접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을 결정했다. 전날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의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하는 차원이다. 장동혁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이제 전쟁이다.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2022년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후 김현지 보좌관(현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게 받았던 ‘전쟁입니다’ 메시지를 인용한 것이다. 장 대표는 “이번이 (이 대통령의)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한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의장과 각 정당 대표를 비롯해 조희대 대법원장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등 주요 기관 수장들과 환담을 진행했다. 국민의힘 장 대표는 사전환담에도 불참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대법원장님을 포함해 헌재, 선관위, 감사원 등 기관장 여러분께서 많이 관심 갖고 지원해 주셔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고, 조 대법원장은 짧게 “예, 예”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향해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사법부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우원식 의장은 이 대통령에게 “확장재정으로 정부의 재정정책 기조가 바뀌는 시기”라며 “매우 중요한 때인 만큼 국회와 정부가 잘 협력하는 게 매우 소중한 때”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며 “국회가 민생을 위해 조금 더 전향적으로 협치의 자세로 나와주길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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