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널뛰기 장세에 진입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한 물량이 연이어 청산되고 있다.
하반기 상승장 기대감에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레버리지 매수가 급증했지만,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손실을 견디지 못한 ‘반대매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진단이다.
◆11월에만 300억 이상 반대매매 ‘3번’…올해 최다 월간 기록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발생한 반대매매 금액은 373억원으로, 올해 들어 두번째로 큰 일일 반대매매였다. 이때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3.8%, 연중 최고치다.
가장 많은 반대매매가 발생한 날은 11월 7일(380억원·비중 3.4%), 뒤이어 18일(332억원)이 300억원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반대매매 금액이 300억원을 넘긴 날은 단 3일뿐인데, 모두 11월에 몰렸다.
또한 11월에는 6일 218억원, 11일 195억원 등 중·대형 반대매매가 연속 발생했다.
올해 반대매매가 가장 많이 발생한 상위 10일 중 7일이 11월에 집중되며, 반대매매가 이미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매매 쏟아지는 이유…변동성 장세 ‘후반 신호’?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빌린 자금으로 산 주식이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미수금 결제대금을 제때 납입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강제 매도다.
납부 여력이 없는 경우 대부분 장 시작 전 ‘하한가 매도’로 처리돼 손실이 극대화된다.
하반기 국내 증시가 강한 반등 흐름을 타자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마진거래–미수거래를 통해 단기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시황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들이 감당할 수 없는 구간에 접어들었고, 이 때문에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트리거가 동시다발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지난달 반대매매가 집중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변동성 장세의 말미에는 종종 고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며 ‘반대매매 피크’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반대매매 규모는 단기 차입 매수가 빠른 속도로 부실화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레버리지 청산이 본격화되는 구간에서는 지수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유동성 환경도 부담…당분간 시장 ‘잡음’ 이어질 듯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조달 비용은 이미 상당 부분 증가했다.
여기에 납입일이 겹치는 시점마다 대규모 미수가 발생하면 반대매매는 연쇄적으로 확대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11월 반대매매 급증은 단순한 개인투자자 실수 문제가 아니라, 경기 기대–레버리지 확대–금리 압박이 한꺼번에 뒤엉킨 구조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반대매매는 특정 시기에 쏟아질 경우 개장 직후 급락–낙폭 과대 반등 같은 불규칙한 수급 왜곡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반대매매가 잦은 구간에서는 수급 안정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과도한 레버리지 물량이 정리되면 중기적으로는 수급 안정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반대매매 비중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단기 과열된 레버리지 수요가 본격적으로 청산 압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개인투자자의 위험 관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승장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빚투를 자극했고, 그 후폭풍이 반대매매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은 투기보다 현금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11월 반대매매 집중은 변동성 장세 후반부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신호로, 상승 추세의 체력이 약해졌다는 의미”라며 “반대매매비중이 3%를 넘는 구간은 개인 레버리지 노출이 취약하다는 뜻이다. 시장이 급락하지 않아도 청산 물량이 선제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단기 차익 목적의 차입 매수 부실화가 빨라지며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추가 반대매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반대매매 증가는 시장 비관보다는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구조 취약성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 “변동성 장세 지속 전망”…‘모멘텀 부재’ 어쩌나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레버리지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널뛰기 장세에서는 손실 확대 속도가 훨씬 빠르다”며 “지금은 종목 압축과 분할 전략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반대매매 금액이 연중 최고치를 찍는 건 명백한 위험 신호”라며 “이번 상승장이 ‘빚으로 만든 상승’인지 점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기 기대감으로 유입된 개인 레버리지 자금이 고금리와 충돌하면서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반대매매가 집중되는 시간대에 수급 불균형이 반복되고 있어 단기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최근 지표는 상승기에 나타나는 확증편향이 극대화된 뒤 나타나는 전형적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반대매매 급증은 변동성 확대의 초기 신호와 맞물린다. 이번달 흐름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반대매매비중이 3% 후반대를 기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는 레버리지 부담이 축적된 결과”라며 “반대매매 확산은 투자자에게 ‘레버리지 원칙’을 다시 세우라는 의미다. 상승기엔 줄이고 변동성기에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단기적 불안 요인이지만, 한편으로는 레버리지 정리 국면이 수급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당분간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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