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환경 글로벌 기준 맞게 개선
정책 불확실성 줄여 신뢰도 높여
국내 투자 유도해야 환율 개선돼
환율이 다시 오르고 있다. 작년 연말 1420원대까지 내려갔던 환율이 새해 들면서 다시 높아져 147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환율이 오르는 주된 원인은 미국 주식 투자가 늘어나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국인의 미국 주식 투자가 갑자기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한국의 저성장 때문이다. 2020년까지 한국은 미국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21년부터 한국이 저성장의 함정에 빠지면서 미국 성장률과 투자수익률이 한국보다 높아져 미국 주식 투자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스탠더드보다 열등한 한국의 기업 투자 환경도 미국 주식 투자를 늘어나게 하는 요인이다. 자본자유화 된 경제에서는 기업 수익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세금, 노동, 환경 등 정부 규제가 높아지면 지금과 같이 합법적인 자본유출이 발생하면서 환율이 오르게 된다. 정책의 불확실성이나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신뢰도 하락도 환율상승의 원인이다. 잦은 정책과 제도의 변경이나 과도한 정부 개입은 시장경제 체제 지속 여부에 대한 불안감을 높여 자본유출을 늘어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원인이 이렇다면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내수를 진작시켜 성장률과 주식 투자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현재 정부는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 주택거래허가제와 강력한 대출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주택 가격 안정과 내수 회복은 상호 상반되는 정책목표로 정책당국은 두 목표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저성장이 자본유출로 환율을 올리고 소상공인과 가계 부실을 확산시켜 금융위기의 위험을 높인다는 점에서 정책당국은 주택 가격 안정보다는 내수 회복과 성장률 제고에 정책의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정책의 불확실성을 줄여서 국내 투자를 늘어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본자유화된 개방경제에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제도와 정책을 시행하면 그 부작용이 심각해진다, 해외 주식 투자와 같은 합법적인 자본유출로 환율이 높아지고 국내 투자가 감소하면서 내수 침체가 심화되기 때문이다. 결국 자본통제를 하거나 아니면 기업 투자 환경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또한 법과 제도가 자주 변경되지 않도록 해서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한국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자본유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높이거나 외환통제를 강화할 수도 있다. 다주택자에게 높은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듯이 주식의 경우도 유사한 대책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일정 금액 이상의 환전을 제한하는 외환통제로 해외 주식 투자를 줄일 수도 있다. 이러한 대책들은 자본자유화와 외환자유화에 역행하는 조치일 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 예상되어 실제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환율이 지나치게 상승할 경우 정책당국은 이러한 대책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로 달러 공급을 늘리는 것 또한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성사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때와는 달리 환율상승의 주된 원인이 미국의 높은 주식 투자 수익률로 달러 수요가 늘어나는 데에 있어 비록 통화스와프로 달러 공급을 늘려도 환율을 지속적으로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2%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큰 폭의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로 미국 성장률을 더 높이려 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 등 신산업에 대한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한·미 간의 성장률 격차가 확대될 것을 고려하면 환율은 앞으로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정책당국은 시중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확대와 증권회사 거시건전성 강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경제정책의 초점을 성장률 제고에 두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세금, 노동 등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해 내국인의 미국 주식 투자가 국내 투자로 전환되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환율안정을 위한 정책당국의 올바른 대책 마련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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