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장비 없어도 ‘터미타임’ 등 자세 교정만으로 90% 이상 자연 치유 확인
강희정 교수 “무조건적 헬멧 착용 지양하고 6개월 전 전문의 진단이 필수”
“아기 머리가 한쪽으로만 눌려 있어서 속상해요. 300만원이 넘는 교정 헬멧을 맞춰야 할까요?”
맘카페나 육아 커뮤니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모님들의 고민입니다. 갓 태어난 아이의 두상이 예쁘지 않고 비대칭으로 보이면 부모의 마음은 타들어 가기 마련이죠. 혹여나 내가 아기를 잘못 눕혀서 그런 건 아닌지 자책하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너무 큰 걱정은 내려놓으셔도 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겪는 과정이고, 대부분은 집에서의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들의 불안한 마음을 이용한 상술에 휘둘리지 않도록, 사두증의 진실과 올바른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4명 중 1명은 ‘납작 머리’…엄마 탓 아니다
사두증은 부모가 관리를 소홀히 해서 생기는 희귀한 질병이 아닌 성장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4일 미국 소아과학회(AAP) 학술지 피디에트릭스(Pediatrics) 등의 연구에 따르면 생후 7~12주 영아의 약 20~25%가 자세성 사두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 4명 중 1명꼴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해 보면, 영유아 검진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머리 모양에 대한 정밀 관찰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사두증 환자가 급증했다기보다, 과거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증상들이 조기에 발견되고 있다는 뜻이다. 즉, ‘내 아이만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대부분은 ‘자세성 사두증’이다. 영아 돌연사 증후군 예방을 위해 아이를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눕히는 ‘앙와위’ 자세가 권장되면서, 뒤통수가 납작해지거나 한쪽이 눌리는 경우가 늘어난 탓이다. 이는 두개골 자체의 기형이 아니라 외부 압력에 의한 일시적 변형이다.
◆돈 안 드는 특효약 ‘터미타임’, 90%는 자연 교정
전문가들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교정 헬멧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영국 의학 저널(BMJ)에 발표된 비교 연구에 따르면, 경미한 사두증은 헬멧 없이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도 90% 이상이 돌 전후에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가장 확실한 ‘가성비 치료법’은 바로 ‘터미타임(Tummy Time)’이다. 아기가 깨어 있는 동안 배를 바닥에 대고 엎드려 놀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뒤통수에 가해지는 압력을 없애줄 뿐만 아니라, 목과 어깨 근육을 발달시켜 아이가 스스로 머리를 가눌 수 있게 돕는다.
강희정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고가의 헬멧 치료를 무턱대고 시작하기보다, 깨어 있는 시간에 터미타임을 갖고 자세를 자주 바꿔주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아기의 머리뼈는 매우 유연해 이 방법만으로도 예방과 교정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터미타임은 생후 초기 하루 2~3회, 1회당 3~5분으로 짧게 시작해 점차 늘려가는 것이 좋다. 목표는 하루 총 30~60분이다. 단, 질식 사고 방지를 위해 반드시 보호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진행해야 하며 푹신한 이불 위는 피해야 한다.
◆1000명 중 1명 ‘조기 유합증’은 주의…‘6개월’이 분수령
물론 주의해야 할 경우도 있다. 단순히 자세 문제가 아니라 뼈 자체가 일찍 붙어버리는 ‘두개골 조기 유합증’이다.
대한소아신경외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이는 출생아 1000명당 0.4~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뇌 성장을 방해하고 뇌압을 높일 수 있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자세성 사두증과는 엄연히 다르다.
이 때문에 헬멧이든 자가 교정이든 핵심은 ‘정확한 진단’이다. 헬멧 업체로 바로 달려가기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찾아 기질적인 문제가 없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치료의 골든타임은 생후 6개월 이내다. 강 교수는 “12개월이 지나면 두개골이 단단해져 교정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며 “우리나라는 영유아 검진 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만큼, 검진 시 전문의에게 머리 모양을 세심하게 확인받고 헬멧 치료가 꼭 필요한 단계인지 6개월 전에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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