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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39도 펄펄 끓는데… 생수 10컵 마시며 밥벌이 나선 노동자들 [날씨]

입력 : 수정 :
김승환·차승윤·장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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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 38도 안팎 폭염 지속
“먹고 사는 문제라 참고 일해요”
1도 오르면 노인 사망률도 2.2%↑
정부 “쪽방촌 등 취약지 집중 점검”
“그래도 참고 하는 거죠. 먹고사는 문제이니까.”

 

28일 낮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인근에서 만난 40대 식자재 배송업 종사자 정모씨는 “요새 낮 1∼2시만 돼도 너무 덥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침 7시에 하차 작업으로 일을 시작해서 각 지역 배송까지 한다”며 “하루에 500㎖ 생수 3개는 기본으로 갖고 다닌다”고 했다. 정씨는 지난해 여름 온열질환 증상을 느낀 적 있다며 “물건이 많은 날이었는데 머리에 막 열이 오르면서 더 움직이지 못할 것처럼 힘이 빠졌다”고 했다. 동묘앞역 인근에서 원단 배송 일을 하는 손모(76)씨는 “아침 7시부터 배송을 시작하는데 공장에 들를 때마다 생수를 챙겨 마신다. 하루 10컵 이상은 마시는 것 같다”고 했다.

얼음생수 비치한 이동노동자쉼터 서울 전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28일 중구 이동노동자쉼터 북창쉼터에서 이동노동자들이 휴식하고 있다. 냉장고에는 이동노동자들이 업무 중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얼음 생수를 비치해놓았다. 최상수 기자
얼음생수 비치한 이동노동자쉼터 서울 전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28일 중구 이동노동자쉼터 북창쉼터에서 이동노동자들이 휴식하고 있다. 냉장고에는 이동노동자들이 업무 중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얼음 생수를 비치해놓았다. 최상수 기자

전국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영남권의 경우 한낮 기온이 무려 38도를 오가는 등 당분간 전국에 극한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밥벌이를 위해 낮 시간대에 한창 활동하는 ‘일하는 사람’들이 특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실제 온열질환 사례 2만여건을 분석해 보니 체감온도가 같더라도 일을 할 때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약 1.5배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최근 나왔다.

 

박민수·김부욱 인제대 교수 연구팀이 올 3월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 인 퍼블릭 헬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5∼2024년(6∼9월) 전국 응급실 온열질환 감시체계 자료(2만222건)와 기상청 체감온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업 중 온열질환은 체감온도가 24도일 때 하루 평균 0.32건이던 데서 31도 때 11.94건, 33도 때 33.73건, 34도 때 53.85건 등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 중이나 업무 외 모두 급증했지만 그 증가세에는 상당한 격차가 확인된다. 체감온도 24도일 때와 비교해 31도의 경우 작업 중 온열질환은 37.07배 늘어난 데 비해 업무 외 온열질환은 23.86배 증가했다. 단순 비교 시 1.55배의 차이를 보인 것이다. 33도에서도 각각 104.75배와 72.25배, 34도에선 167.22배와 141.06배의 격차를 보인 것이다.

 

당국이 폭염 취약 사업장 점검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용노동부는 다음달 3∼14일 건설, 조선, 물류, 제조업 등 폭염 취약 사업장과 밀폐공간 질식 재해 고위험 사업장 총 1000곳을 집중 점검한다.

폭염에 취약한 건 신체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노인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발간된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에 따르면 호주·중국 연구진이 6개 대륙의 연구 623건을 분석한 결과 기온이 1도 오르면 노인층에서 질병 발생률은 1.6%, 사망률은 2.2%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당분간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 남부지방의 경우 35도 이상으로 올라 무덥겠다며 영유아·노약자·만성질환자는 야외활동 시간을 줄이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수요일인 29일 전국 예상 낮 최고기온은 32∼38도다.

 

이날도 경상권 곳곳에서 한낮 기온이 38도 안팎까지 치솟았다. 오후 3시 기준 경남 양산의 경우 일최고기온이 39도, 부산(금정) 38.3도, 경남 창원(북창원) 38.2도, 창녕 38.1도, 의령 37.6도 등을 기록했다.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15일부터 전날까지 온열질환자는 총 1482명 발생했다. 전날 강원 강릉에 거주하는 65세 여성이 숨지면서 사망자도 기존 8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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