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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는 ‘연임’ 선 그었지만… 개헌동력·차기 권력구도 주도권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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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형·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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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제 개헌 꺼낸 조정식 왜?

연임 여부 개헌 의제로 있는 동안
차기 대선 주자 쉽게 세력화 못해
권력 누수 늦추고 당 결집 효과도
무산돼도 李 여권 구심점 기간 늘어

野 “정권연장 위한 정략적 사심”
윤상현 “국회의장의 입법쿠데타”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의 연임 여부를 국민의 선택과 정치권의 합의에 달린 문제로 규정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개헌 의제로 끌어올렸다. 이 대통령이 현행 헌법을 근거로 자신의 연임 가능성에 선을 그어온 것과 비교하면 한발 더 나아간 발언이다. 이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 현직 대통령 적용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개헌 논의뿐 아니라 여권의 차기 대선 구도에도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조정식 국회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개헌 동력·차기 권력 구도 겨냥했나

 

조 의장이 국회의장 취임 후 처음 내놓은 개헌 로드맵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문제까지 꺼낸 것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 개헌 논의에 정치적 동력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본권 확대와 지방분권,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만으로는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대통령 임기와 권력구조 개편이라는 민감한 쟁점을 세운 것이다.

 

조 의장이 선거가 없는 2027년을 개헌의 적기로 지목하고 대화와 타협뿐 아니라 속도전까지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가 개헌 의제와 로드맵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현직 대통령 적용 문제까지 논의 대상으로 남겨둬 정치권의 참여를 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 의장은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와 민주당 대표 시절부터 주요 정치적 행보를 함께한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이다. 그런 조 의장이 이 대통령 스스로 선을 그었던 연임 가능성을 다시 열어놓으면서, 여권의 차기 권력 구도를 당분간 이 대통령 중심으로 묶어두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송영길·정청래·김민석(기호순) 후보가 저마다 이재명정부의 성공과 대통령 엄호를 내세우며 ‘친명 적통’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고위원 선거 역시 친명계와 친청계 후보들이 세력 대결을 펼치는 양상이어서, 연임론이 부상할 경우 당권 경쟁과 차기 권력 구도까지 이 대통령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한 호텔에서 화상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한 호텔에서 화상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임 여부가 개헌 의제로 살아 있는 동안에는 차기 주자들이 이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전제로 세력화하거나 조기에 대권 경쟁에 나서기 어렵다. 당내 관심도 ‘포스트 이재명’보다 개헌 성사 여부와 이 대통령의 재출마 가능성에 쏠릴 수 있다. 이 경우 임기 후반 권력 누수를 늦추고 당 지도부와 의원들을 이 대통령 중심으로 결집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4년 연임제는 이미 이재명정부의 공식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해 8월 마련한 ‘이재명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은 첫 번째 국정과제로 개헌을 배치했다. 정부도 같은 해 9월 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4년 연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을 포함한 123대 국정과제를 확정했다. 국정기획위 계획안과 정부 국정과제에는 연임제를 이 대통령에게 적용한다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李도 선 그은 연임제… 현실화는 난망

 

이 대통령은 2025년 5월18일 대선 후보 당시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구상을 발표하며 “대통령 4년 연임제 도입으로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가 가능해지면, 그 책임성 또한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헌 국민투표 시기로는 “빠르면 2026년 지방선거에서, 늦어진다 해도 2028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국민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자신의 연임 가능성에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현직 대통령에게도 연임제가 적용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 헌법상으로 개헌은 재임 당시 대통령에겐 적용 없다는 게 현 헌법에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현행 헌법 아래에서 이 대통령의 연임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 헌법 제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개헌안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 4년 연임제가 도입되더라도 이 조항을 그대로 두면 이 대통령은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

 

이 대통령의 재출마를 가능하게 하려면 제128조 2항을 삭제하거나 현직 대통령에게도 새 제도를 적용하는 별도의 경과규정을 둬야 한다.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은 뒤 국민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야당의 동의 없이는 국회 의결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권력 연장을 위한 야욕의 정략적 도구”(김기현 의원), “국회의장의 개헌론은 국민 주권을 권력에 팔아먹는 입법 쿠데타”(윤상현 의원) 등의 비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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