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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눈’ E-737 흔들린다…결함 103건 뒤에 숨은 위험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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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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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전기계통 이상 잇따라
美 E-3가 보여준 가동률 악순환
가용기 줄면 대북 감시공백 우려

한반도 영공을 지키는 ‘하늘의 경계망’이 흔들리고 있다.

 

평소에는 대북 감시정찰에 나서고, 유사시 공군의 지휘통제 및 정보공유 등을 담당하는 E-737 공중조기경보기에서 장비 단종 등의 문제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방위사업청이 최근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E-737 핵심 장비인 탐지레이더의 중앙처리장치(CPU)가 단종됐다.

 

이에 따라 경미한 성능개량 사업을 통한 신규 장비 교체 소요가 제기됐고, 다음달 중 추진계획을 수립해 2028년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CPU가 단종됐다는 것이다. 레이더의 핵심 연산장치가 멈추면 임무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 공군 E-3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노후화와 부품 확보 등으로 어려움에 처했던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한국도 면밀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형식은 가볍지만, 실제는 가볍지 않다

 

E-737 탐지레이더의 CPU 신규 교체 사업 방식으로 제시된 경미한 성능개량 사업은 전력화 배치 또는 양산 중인 장비 중 기본 성능에 큰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개선 작업을 추진할 때 적용된다.

 

보안 강화, 장비 교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이 많다.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훈련을 위해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훈련을 위해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단종된 E-737 탐지레이더의 CPU는 장비로 분류되므로, 경미한 성능개량 사업을 통해서 신규 장비로 바꿀 수는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작전 영향과 기술적 문제 등을 감안하면, ‘경미한’이라는 사업 분류가 무색해질 정도고 중대한 이슈가 된다.

 

CPU는 레이더 계통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CPU가 고장 나면 레이더 자체가 작동 불능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공군은 E-737 4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일부만 운용이 가능하다. 신규 장비 교체 전에 단종 CPU의 재고가 소진됐다면,  가용 기체 수가 더 줄어들 수 있다.

 

가용 기체 감소는 감시 공백 발생 또는 교대 운용 주기 단축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CPU가 단종됐다는 것은 성능이 예전보다 뒤떨어진다는 의미다.

 

이는 연산 지연을 초래해 표적 갱신주기를 저하시켜 전투기나 미사일 등 고속 기동 표적 정확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E-737의 레이더·전기·통신 계열 등의 결함 추세와도 연결될 수 있다.

 

공군이 최근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달까지 E-737에서 103건의 결함이 일어났다.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격납고 앞에 주기되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격납고 앞에 주기되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021년 8건이었던 결함은 2022년 21건으로 급증했다. 2023년 20건, 2024년 13건, 2025년 19건, 올해는 7월 기준 22건에 달해 전년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종류별로는 레이더 결함이 33건에 달했다.

 

2021∼2023년엔 레이더 과전류 문제가 대부분이었으나 2024년부턴 전력·전원계통 문제가 등장했고, 지난해부턴 계통 결함과 비정상작동 사례가 이어졌다.

 

하위 부품 계통 문제가 전원 및 계통 전반으로 확산한 셈이다.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착륙을 위해 활주로에 접근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착륙을 위해 활주로에 접근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전기 계통 결함도 같은 기간 21건이나 발생했다. 올해 들어 통신(7건)·냉난방(4건) 결함도 급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탐지레이더 CPU가 단종됐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각종 계통 결함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가 핵심 부품 노후화 또는 단종에 있을 정황을 뒷받침한다.

 

미국 보잉사가 설계 당시 적용했고, 한국 공군이 2010년대 초에 도입했을 당시 탑재됐던 주요 하드웨어가 노후화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계통 이상과 부품 단종이 확산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주기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주기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美 사례에서 교훈 찾아야

 

미 공군이 겪고 있는 상황은 한국 공군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미 공군은 1977년 취역한 E-3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운영하고 있다.

 

장기간 사용하는 과정에서 레이더·전자계통 등의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한때 31대였던 E-3는 16대로 감소했는데, 부품 공급 등이 원인이었다.

 

미 회계감사원(GAO) 등에 따르면, E-3는 2011∼2019년 목표 가동률을 채우지 못했다. 만성적인 부품 단종 문제 따문이었다.

 

단종 부품을 제작·구매하기가 어려워지자 다른 기체에서 부품을 전용하는 동류전환이 급증했다. 

 

미 공군 E-3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주기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 공군 E-3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주기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긴급한 상황에선 동류전환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동류전환이 일상이 된다면, 정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정비 인력이 제 임무를 수행하는 대신 부품을 구해오는데 집중하게 되고, 정비 공백으로 가동률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동류전환을 위해 현역 기체를 퇴역시켜 부품 공급원으로 사용하게 되면, 보유량이 줄어든다. 한번 줄어든 보유량은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

 

E-3도 16대까지 감소한 상황에서 실전 투입이 가능한 기체는 8∼9대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 이란 전쟁으로 절반 이상이 중동에 배치됐고, 일부는 본토 방어에 쓰이면서 다른 곳에 재배치할 여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 됐다.

 

미 공군 E-3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훈련을 위해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 공군 E-3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훈련을 위해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평시 훈련 지원 등에는 문제가 없으나, 위기 국면에선 다른 곳에서의 전략적·작전적 우선순위를 심각하게 희생하지 않으면 전력 재배치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미 공군이 E-3의 문제점을 방관한 것은 아니다.

 

E-3의 탐지레이더는 제작사인 노스롭 그루먼이 교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엔진 등의 노후화도 심했다.

 

따라서 보잉 E-7A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대체하려 했다.

 

하지만 사업이 파행을 겪으면서 노후 기체 유지비와 신규 사업 지연에 따른 대가가 동시에 커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미 공군의 E-3는 △가동률의 지속적 하락 △정비체계 변질 △규모 축소 △작전 유연성 저하 △대체 사업 지연 △노후 기체 사용 기간·비용 증가라는 악순환에 직면했다. 사실상 구조적 위기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도 면밀한 관리 필요

 

한국 공군 E-737도 E-3처럼 구조적 위기에 빠질 위험을 배제할 수는 없다.

 

부품 재고 관리와 가동률 향상 등을 통해 E-737이 E-3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선 E-737 핵심 장비와 부품의 단종 증가에 대비, 단종 부품 전담 관리체계를 별도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미 공군은 E-3 단종 부품 관리와 성능개량 등을 위해 민간 업체와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한국 공군도 개별 장비의 성능개량 사업과 별도로 단종 부품 관리체계를 구축해 단기적 차원의 부품·장비 재고 확보와 재생산, 대체품 인증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항공통제기 2차 사업을 통해 도입될 미국 L3해리스의 신형 공중조기경보통제기 4대와의 연계도 추진해야 한다.

 

미 공군이 E-3에 대한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했을 때, 기존 아날로그 구조에 디지털 기술이 더해지면서 정비가 더 복잡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군이 새로 도입할 미국 L3해리스의 신형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군이 새로 도입할 미국 L3해리스의 신형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세계일보 자료사진

따라서 E-737 탐지레이더의 CPU를 교체할 때, 신형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탑재 시스템 규격과의 통일이 유지관리에 더 효율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공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CPU를 관리하는 두 개의 팀과 유지보수체계를 따로 둬야 한다.

 

E-737 성능개량의 최우선순위를 가동률 향상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번 떨어진 가동률은 단기간 내 회복하기가 어렵다.

 

경미한 수준이라도 성능개량을 실시하는 시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E-3가 겪는 어려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위기 상황에서 급하게 추진되는 무기 도입 사업은 요구조건 등의 문제가 발생해 사업이 지연되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의 E-737은 오랜 기간 운용되면서 노후화가 계속 진행되어왔다.

 

지금 시점에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되돌릴 수 없을 정도의 구조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성능개량과 유지보수 계획을 추진하는 것 못지 않게, 계획 착수 전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변수를 대비하고 가동률을 높게 유지하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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