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성, 지뢰 폭발 자작극 규정
‘남부국경선’ 요새화 지속 재확인
양측軍 활동 맞물릴 땐 충돌 우려
남북·유엔사, MDL 좌표 서로 달라
국방부, 유엔사와 일치화 협의 중
북한이 6일 우리 군의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제거 작전을 겨냥해 “영토를 1㎜라도 침범할 경우 즉시적이며 강력한 대응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지난달 21일 발생한 DMZ 지뢰 폭발 사고를 남한의 ‘자작극’으로 규정하고, ‘남부국경선’ 요새화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군이 DMZ 내 지뢰제거 작전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고, 북한이 이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천명하면서 남북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긴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는 가장 적대적인 국가를 향한 주권행사에 보다 단호하고 명백할 것’이란 성명을 냈다.
외무성은 합동참모본부가 전날 지뢰 폭발사고가 북한이 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에 의한 것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을 “억지”라며 “서울이 기획하고 연출한 자작광대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우리 국가에 대한 ‘외교적 및 군사적 대응조치’를 실행할 것이라고 운운했다”며 “한국이 일방적으로 조작하고 결론한 자작극의 책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에 전가하고 국제적 영상(이미지)를 훼손시키려는 것은 절대로 묵과할 수 없는 중대도발이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만들어야 할 엄중한 주권침해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무성은 우리 군이 전날 실시한 지뢰 제거 작전에 대해서는 “우리와 무관한 지뢰를 제거하겠으면 하고 말겠으면 말고 우리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면서도 “그 군화발이, 그 불꽃이 우리 영토를 1㎜라도 침범한다면 조선(북한)의 국경무력은 즉시적이며 강력한 대응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조선은 영토 내에서 군사주권을 행사하는 문제를 그 어떤 경우에도 적수국과 논의하지 않을 것이며 협상의 방법으로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행사로 주권영역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무성 성명은 북한이 주장하는 ‘남부 국경선’ 일대의 요새화 작업은 군사회담 등을 통한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MDL 좌표를 둘러싼 남북·유엔군사령부 간 인식 차이를 해소하고 북한과의 군사회담 등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관리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영토 내 군사주권 행사 문제를 남한과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도 담화를 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MDL 이견 해소를 위한 대화 제의를 ‘망상’이라며 공개적으로 조롱한 바 있다.
특히 우리 군의 지뢰 제거 작전 자체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영토 침범을 명분으로 즉각적인 군사 대응에 나설 것임을 경고한 만큼, 향후 DMZ 일대에서 남북한 군의 활동이 맞물릴 경우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남한과 북한, 유엔군사령부 간 MDL 좌표를 다르게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충돌 가능성을 높인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국방부는 이날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유엔사와 MDL 일치화 방안을 협의해왔다고 밝혔다. 우경석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유엔사와 저희가 MDL을 일치화시켜 놓고 그것을 가지고 (북한과) 군사회담을 하면 당연히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군사회담에 한·유엔사 간 MDL 일치를 선결 조건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MDL이 (남·북·유엔사가 인식하는) 여러 개가 있다. 이런 부분들을 서로 확인하기 위해서도 (북한이) 현장 또는 (대화)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외교부도 재발 방지 차원에서 남과 북, 유엔사가 MDL 좌표를 공동 관리할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다.
통일부는 지뢰 사건에 대한 후속 조치와 관련해 “국방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0일 합참과 유엔사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공식화했을 당시에도 통일부는 “최종 결과 발표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통일부는 구체적인 후속 조치나 대응 원칙을 제시하지 않은 채 ‘검토’와 ‘논의’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뢰 폭발을 “북의 도발”로 규정하고 “향후 부상 장병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심사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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