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국무회의 배석’ 놓고 정쟁만
법무장관·경찰청장 등 인선 왜 미루나
수사·기소 분리를 대원칙으로 삼은 개정 형사소송법이 오늘로 시행 1개월을 맞았다. 옛 검찰을 대신해 사정 수사의 중추 기관 역할을 해야 할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은 이재명정부 형사사법 시스템 대개편의 핵심에 해당한다. 그런데 개청 당시부터 ‘개문발차’라는 지적을 들은 중수청은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다. 정작 범죄 피해자들만 ‘내 사건은 어떻게 되나’ 전전긍긍하고 있다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검찰 폐지에 급급한 나머지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상태로 중수청 및 공소청 출범을 밀어붙인 정부·여당의 잘못이 가장 크다.
지난 1개월간 중수청의 실적은 고작 피의자 구속 5건, 공소청으로의 사건 송치 3건이 전부다. 서울 본청과 6개 지방청으로 구성된 조직 전체의 인력 충원율이 66%에 불과하다 보니 정작 본업인 부패·경제·방위사업 등 7대 중대 범죄 수사 착수는 엄두도 못 낼 지경이라고 한다. 더 한심한 것은 다른 형사사법 기관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에 필수적인 전산망이 아직도 깔리지 않은 점이다. 드라마 ‘수사반장’이 인기를 누리던 1970∼1980년대처럼 사건 기록의 접수·이관 등 모든 업무를 종이로 하고 있다니, ‘21세기 디지털 강국’의 수사 기관이 맞나.
실태가 이런데도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두고 옳네, 그르네 정쟁만 일삼는 청와대와 여야의 행태는 그저 한심할 따름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김지용 중수청장에게 “한 달에 한 번쯤만 국무회의에 참석하라”고 당부했으나,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중수청은 국무회의 종료 후 상급 기관인 행정안전부로부터 주요 내용의 공유를 받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김 청장은 ‘지금은 비상시국’이라는 엄중한 인식 아래 중수청 조직의 안착 때까지 국무회의장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고 오로지 기관 정상화에만 전념해야 할 것이다.
100% 신생 기관인 중수청보다는 사정이 나을 수 있겠으나 공소청 및 경찰청도 개정 형소법에 따른 시행착오를 겪긴 마찬가지다. 보완수사권을 잃은 공소청 검사들은 공소 유지에 애를 먹고, 경찰관들은 그런 공소청의 쇄도하는 보완수사 요구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이 와중에 공소청장(검찰총장)은 물론 공소청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 심지어 경찰청장마저 공석이니 국민 입장에선 ‘치안 포기 정권’이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청와대는 새 형사사법 시스템 책임자들을 조속히 임명함으로써 선량한 시민과 범죄 피해자들의 불안을 덜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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