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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간 정보 공유가 유출 통로 됐나… 순방 보안 재점검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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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기자 jhb9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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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기 탑승자 명단 유출 파장

5개월간 자료 방치까지 드러나
사후 관리 체계 개선 목소리도

순방국 현지 관계자 연루 의혹
외교부 “구체적 답변하기 곤란”

외교부 정보보호예산 확대 추진
116억서 2027년 262억으로 증액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탑승한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정부 주요 인사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등 관계기관의 민감정보 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해킹이 아닌 정보 유출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대통령 순방 준비 과정 등에서 정보가 어떤 경로로 생성·전달되는지 등 실무 절차 전반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출된 정보가 약 5개월간 방치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사후 보안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9월 21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9월 21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는 상황을 인지한 뒤 긴급 보안 점검을 실시해 무단·비정상 접근 여부 등을 확인했고, 해킹보다는 문서 유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외교부 문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유출된 파일이 ‘외교부 형식’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파일 작성자 항목에 외교부의 영문 약칭인 ‘MOFA(Ministry of Foreign Affairs)’가 기재됐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내부 유출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해당 파일 양식은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공군 등 관계기관에도 공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탑승자의 개인정보를 기재하거나 공군 1호기 이착륙 절차 등 협의 과정을 밟기 위함이다. 이에 외교부 외 자료를 전달받은 다른 기관에서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순방 대상국의 재외공관 등 관계기관에도 명단이 전달되는 만큼 해외에서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파일의 작성자명에 벨기에식 이름인 ‘브루노(Bruno)’가 표시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벨기에 등 당시 유럽 순방국의 현지 관계자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외교부는 4일 파일의 작성자명 등에 대해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함께 사실관계를 확인 중으로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개인정보가 노출된 웹사이트 ‘바이러스토탈(VirusTotal)’ 측에 파일을 업로드한 곳의 IP 주소 등 관련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감한 개인정보의 관계기관 간 공유·관리 절차의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상 순방 과정에서 정보 공유 자체는 불가피하다. 출입국 절차 간소화, 공항 의전 지원 등을 위해 대통령실과 경호처 등 관계기관에 탑승자 정보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공유 정보에 대한 보안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느냐는 점이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주요 인사의 여권번호까지 담긴 민감한 자료인 만큼 한층 엄격한 접근 권한 설정과 보안 조치가 필요했다. 특히 해당 정보가 외교부 내부 업무망에서만 취급할 수 있었던 자료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외부 반출에 대비한 보안관리가 충분했는지, 관련 직원들의 보안 인식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대통령 순방단 개인정보 유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대통령 순방단 개인정보 유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준 극동대 해킹보안학과 교수는 “1호기 탑승자 정보는 의전과 관련해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한 정보다. 이를 외부 사이트에 올렸다는 점은 내부 보안조치 규정에 대한 숙지가 부족했거나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정부 당국이 약 5개월간 정보 유출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후 보안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외교부는 국립외교원 해킹 사태 등을 계기로 정보보호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보보호 및 외교정보시스템 구축·운영 예산은 올해 116억원에서 내년 262억원으로 늘었고, 사이버보안 예산은 올해 38억원에서 155억원으로 4배 이상 증액을 요구한 상태다. 예산 확대와 함께 정보 유출을 조기에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보안관리 체계를 구체화할 필요성이 떠오른다. 이날 바이러스토탈에 외교부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문서 2건이 더 확인되기도 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AI(인공지능) 에이전트 등을 활용해 이상 징후를 24시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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