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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11> 수직발사 대잠로켓 ‘홍상어’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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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3-08 17:32:30 수정 : 2011-03-08 17: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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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과정서 기체진동 등 한때 시행착오 겪어
2002년 9월 ‘홍상어’는 최초 비행시험에 투입된다. 발사 명령과 함께 유도탄이 굉음을 뿜으며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솟구치더니 금세 급선회를 하며 바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개발에 참여한 국방과학연구소(ADD) 직원들의 입에서 “아! 해냈구나” 하는 탄성이 튀어 나왔다. 2000년 초 개발에 착수한 뒤 쌓인 시름과 걱정도 일순간에 환희로 바뀌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처녀 비행이 그러하듯 문제는 잠복해 있었다.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발사된 유도탄이 쉴 새 없이 요동치며 날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원인 규명을 위한 작업이 진행됐다. 수차례 실시된 비행과 지상발사 시험을 통해 확인된 기체 떨림 현상의 근본 원인은 홍상어에만 존재하는 비선형적인 강성(stiffness)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어뢰의 원활한 탑재와 분리를 위해 2개의 조각으로 이어진 홍상어의 특이한 형상도 이 같은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개발팀이 머리를 맞댔지만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다. 급기야 시험발사 현장에서 임시처방으로 금속테이프를 부착해 강성을 선형화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됐고, 이를 적용한 뒤부터는 기체 떨림현상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홍상어 개발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다.

이처럼 홍상어는 기체 진동과 원격측정 오류, 수직발사대 문제 등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실수를 반복하며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ADD 관계자는 “최근 K계열 무기의 잇단 결함이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국산무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첨단무기 개발은 그 과정에 우여곡절이 있을 수밖에 없고, 운용과정에서도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홍상어는 물속에서 소리보다 늦을 수밖에 없는 기존 어뢰의 한계를 넘어서서 어뢰의 사거리보다 더 먼 거리에 있는 잠수함을 타격하기 위해 개발된 무기다. 적 잠수함이 숨어 있는 해역 바로 위까지 공중으로 날아가 수중으로 들어가므로 적이 어뢰음을 포착할 수 있는 시간을 최소화해 잠수함 탐지 및 공격 성공율을 높였다.

홍상어는 적 잠수함 해역까지 날아가 유도탄과 경(輕)어뢰를 분리하게 되며, 이때 수면과 부딪칠 때 발생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낙하산을 펼친다. 경어뢰는 입수 후 주전지(해수전지)가 활성화되면서 자체적으로 기동하고, 이후에는 낙하산을 떼어 버리고 내장된 음탐부를 이용해 적을 탐지, 공격한다. 이 과정은 ‘함정에서 수직발사→추력방향조종으로 자세 전환→비행→유도탄과 추진기관 분리→유도탄 기체와 탑재 경어뢰 분리→경어뢰 낙하산 가동→경어뢰 입수 후 낙하산 분리→경어뢰 주전지 활성화 후 물속 항주→적 잠수함 탐지 및 타격’ 순서로 진행된다.

수직발사형 대잠 유도탄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인 홍상어는 열에 강한 조종날개를 달아 원활한 급속자세 제어가 가능하며, 관성항법장치를 이용한 중기유도로 목표를 찾아가는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수직발사대에 장착하므로 함정의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모듈형 구조의 기계적 호환성 덕에 탑재 유연성도 높다. 함상의 덮개만 열면 언제, 어느 방향으로든 발사가 가능해 공격력과 생존성이 우수하다. 이 밖에도 특수내열 복합재로 유도탄 발사 시 발생하는 화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신기술도 적용됐다.

박병진 기자, 공동기획 국방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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