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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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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기업 SK바이오팜은 지난해 7월 상장한 후 직원들의 줄사퇴로 홍역을 치렀다. 회사 주가는 상장 첫날 공모가 4만9000원(액면가 500원)의 두 배인 9만8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상한가를 쳤다. 이때부터 증권가에서는 ‘따상’(더블+상한가)이란 말이 퍼졌다. 주가는 사흘 내리 상한가(‘따상상상’)를 이어가며 일주일 만에 26만95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직원들이 배정받은 우리사주를 처분하기 위해 회사를 떠나는 일이 벌어졌다. 상장한 지 3개월 만에 전체 직원 210명 중 34명이 퇴사했고 시세차익은 평균 16억원을 웃돌았다.

 

우리사주는 의무보호예수에 묶여 1년간 팔지 못하는데, 퇴사하면 예탁결제원에 맡겨둔 주식을 한 달 후 돌려받는다. 원래 근로의욕을 고취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가 엉뚱하게 퇴사 행렬을 촉발하는 방아쇠로 둔갑한 것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상장 초기 반짝 상승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현재 11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퇴사한 직원들이 ‘신의 한 수’를 둔 셈이다.

 

이번에는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다. 이 기업은 어제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하며 공모가 6만5000원(액면가 500원)의 2.6배인 16만9000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직원은 전체 827명 중 600여명인데 평가차익이 1인당 평균 8억원에 육박한다.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챙긴 임원들은 175억∼349억원에 이른다. 지난 4, 5일 공모주 청약에는 무려 63조원 이상의 돈이 몰렸다. 역대 최대이자 SK바이오팜의 두 배를 웃도는 만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박이 난 직원들의 퇴사 붐이 재연되지 말란 법이 없다.

 

공모주 대박을 과신하는 건 금물이다. 주가가 급락해 공모가를 밑돌면서 우리사주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례도 허다하다. 이래저래 SK바이오사이언스의 따상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직장인의 심기가 편할 리 없다. 가뜩이나 전국 곳곳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투기 의혹으로 악취가 진동하는 판이다.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와 과도한 주식 탐욕은 사회 전반의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면서 경제를 망가트리는 법이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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