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아, 한 번만 더 뛰자. 점프!” 마약탐지견 ‘오덕’(2024년 6월생, 래브라도리트리버)이 뜨거운 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관세청 탐지견훈련센터 운동장에서 정희찬 훈련교관의 지시에 따라 장애물을 가뿐하게 뛰어넘고 있다. “잘했어!”



장애물 넘기 훈련은 마약탐지견의 기초 체력과 운동능력 향상에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다. 각기 다른 종류의 장애물을 한 번의 실수 없이 몇 차례 뛰어넘어 정 교관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오덕이는, 공항의 입국장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여객탐지훈련동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마약 탐지 훈련을 시작한다.
우리나라 탐지견의 역사는 88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둔 1987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관세청에서 폭발물 탐지견 6마리를 기증받아 김포국제공항에 처음 투입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올림픽 이후 국내 입국자가 급격히 증가하며 탐지견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관세청은 1995년 김포국제공항에 마약견센터를 준공하고 2001년엔 영종도에 체계화된 훈련을 위한 탐지견훈련센터를 건립했다. 탐지견훈련센터는 우수한 종모견을 통한 자체 번식 및 외부의 훈련견을 확보해 마약탐지견을 양성, 전국 세관에 배치하고 훈련교관을 양성하는 역할을 한다.




탐지견훈련센터에서 태어난 훈련견은 생후 8주령부터 약 12개월령까지 탐지견의 자질 향상을 위한 기초훈련(회수훈련, 체력훈련, 환경적응훈련)을 받는다. 자견 훈련에 합격하거나 탐지견훈련센터 외부로부터 도입한 훈련견은 마약 및 폭발물 인지, 반응 표현, 환경적응(공항·항만) 훈련 등을 진행한 뒤 중간평가(8주차) 및 최종평가(16주차)에 합격해야 마약탐지견으로서 인천국제공항 등 현장에 배치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2024년도 관세청 전체 마약 적발 건수 중 마약탐지견 적발 비율은 6.96%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탐지견과 함께하는 여정은 특별한 경험입니다. 탐지견으로 태어난 순간부터 은퇴까지 함께하는데 저에게는 매일이 즐거움이고 보람이에요. 장기간의 고된 훈련을 받고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 뒤 사랑받으며 은퇴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감동적입니다.” 오덕이와 함께 훈련하며 숨을 몰아쉬는 정 교관이 최고의 마약탐지견으로 성장하는 오덕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다. “탐지견은 단순한 동물이 아닌 진정한 팀원이고 동반자입니다. 탐지견과 함께 공항을 순찰하며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크게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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