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힙합계의 거물 션 디디 콤스가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범죄조직을 운영했다는 핵심 혐의에서 무죄를 받으며 종신형에 처할 위험에서 벗어났다.
2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뉴욕 남부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콤스에 적용된 5개 범죄 혐의 가운데 성매매 강요 2건과 범죄단체 활동 공모 1건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다만, 배심원단은 성매매를 위한 운송 혐의 2건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성매매 강요의 경우 혐의당 최소 15년에서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범죄단체 활동 혐의 역시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반면 성매매를 위한 운송죄는 최고 형량이 10년으로, 그에게 적용된 5개 범죄 혐의 중 처벌 수위가 가장 가볍다.
범죄단체 활동 혐의에 대해서는 배심원단 내에 입장이 엇갈리며 전날 오후까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고, 결국 범죄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결론내린 것을 내렸다.
‘퍼프 대디’, ‘디디’ 등의 활동명으로 국내에도 친숙한 콤스는 래퍼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힙합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해온 인물이다. 지난해 5월엔 콤스가 2016년 3월 LA 호텔 복도에서 당시 여자친구였던 가수 캐시(본명 카산드라 벤투라)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콤스에 피해를 봤다는 이들은 그가 본인의 성적 환상을 충족시킬 목적으로 자신들에게 약물을 투여한 채 다른 남성과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도록 강요하는 등 성적 학대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 국토안보부가 지난해 3월 마이애미와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콤스의 자택을 대대적으로 수색했고, 같은 해 9월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그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콤스가 ‘프릭 오프’(Freak Offs)로 알려진 성행위를 위한 파티를 열면서 호텔 객실에서 피해 여성들에게 마약을 복용하도록 강요하고, 콤스가 지켜보는 앞에서 행사에 초대된 남성들과 성행위를 하도록 강요했다고 봤다. 프릭 오프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거나 그를 불쾌하게 한 여성들은 잔인하게 폭행하거나 녹화된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같은 섹스 파티를 여는 과정에서 체계적인 범죄활동이 이뤄졌다고 보고 조직범죄를 처벌하기 위한 ‘리코’(RICO)법을 적용했다. 단순한 성범죄 사건이 아니라 성공한 힙합계 거물이 자신의 성적 만족을 추구하기 위해 범죄조직을 운영하며 수십 년간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했다고 본 것이다.
반면 콤스 측 변호인은 검찰이 콤스의 사생활 관계를 조직범죄 및 성매매 사건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하며 여성들이 금전적인 동기에서 콤스가 범죄 행위를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주장해왔고, 결국 배심원단은 콤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날 평결 후 제이 클레이튼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성명을 내고 “성범죄는 피해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며 충격적인 사실은 성범죄가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만연해있다는 것”라며 “뉴욕 시민들과 모든 미국인은 이 재앙이 중단되고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기를 원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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