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서 시내버스를 몰던 버스 기사가 앞차를 들이받은 뒤에도 멈추지 않고 주행해 경찰에 붙잡혔다. 60대 운전자는 사고 당시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11일 세종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60대 전 버스 기사 A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뺑소니)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16일 세종시 나성동의 한 도로에서 버스를 몰다가 신호 대기 중이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뒤를 들이받았다.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사고 직후에도 A씨는 버스를 멈추지 않고 SUV를 앞으로 밀고 나가며 그대로 150m를 더 주행했다. SUV 운전자는 가까스로 인도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도 깜짝 놀라 뛰는 모습 등이 담겼다.
당시 버스에는 승객들 3명이 타고 있었는데, “멈추라”는 승객들의 비명과 항의 끝에 신호 위반을 하며 주행하던 버스는 150m가량 더 달린 뒤 정지했다. 하지만 A씨는 승객들이 하차한 후에도 계속해서 운행을 이어갔고, 다른 동네까지 10여분 더 주행하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 운전자는 날아온 유리 파편에 맞고 얼굴을 운전대에 세게 부딪히는 등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들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기억이 없다. 사고 난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음주·약물 운전이나 졸음운전을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기사는 지난 4월에도 같은 버스를 몰다 신호 위반으로 20대 보행자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 이후 A씨는 버스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받아 현재는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사고 이후 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뺑소니 혐의로 입건했다”며 “현재 특별한 질환은 확인되지 않았고, 면허 취소 후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