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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보이스피싱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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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28 22:52:42 수정 : 2025-08-28 22:52:42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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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만들어진 ‘보이스’는 한국 영화 최초로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했다. 보이스피싱의 교과서라 할 정도로 다양한 보이스피싱 사기 수법들이 등장한다.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시민 덕희’는 선량한 시민이 직접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을 잡는 이야기다. 놀랍게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액션 스타 제이슨 스테이섬을 앞세워 지난해 공개된 할리우드 영화 ‘비키퍼’도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최고 상층부에 대통령의 아들이 자리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은 스마트폰과 같은 통신수단을 이용해 피해자를 속여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사기 범죄다. 1세대 단순 전화 사칭 사기에서 최근에는 생성형 AI(인공지능)와 딥 페이크가 결합해 그 수법이 날로 고도화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시나리오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본인조차 말투와 억양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짜 합성 음성이 유행한다. 이러니 눈뜨고도 당하는 게 일상이다.

2015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최근 10년간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 건수는 37만여건, 피해액은 약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급정지를 통해 실제 환급이 이뤄진 금액은 전체 피해액의 28%(7935억원)에 그쳤다. 그동안 대응이 체계적이지 못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보이스피싱 차단을 위해 AI 기반 보안 기능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통신사 역할도 서비스 차원을 넘어서야 할 때다. 금융사의 고객보호라고 다를 리 있겠나. 사실 보이스피싱은 통신·금융망의 허점을 파고드는 사회적 범죄다. 더는 피해자 개인 탓을 해서는 안 된다. 영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국가가 나서서 통신사와 금융기관에 실질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을 봐도 그렇다.

정부가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피해액을 은행 등 금융사가 책임지도록 하는 입법을 추진키로 했다. 이동통신사의 피싱 문자 방지, 대포폰 단속 의무도 대폭 강화한다. 당장 다음 달부터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보이스피싱 민·관 통합대응단도 가동된다. 어제 발표된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의 주요 내용이다. 명색이 정보통신기술(ICT) 강국 아닌가. 근절 대책이 말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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