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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만 가득한 울산 화력 붕괴 참사 사망자 장례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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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0 14:24:22 수정 : 2025-11-10 16:46:04
울산=글·사진 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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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이라면 으레 들을 수 있는 통곡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조문객들이나 상주들끼리 나누는 이야기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10일 오전 10시쯤 찾아간 울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로 매몰됐다가 숨진 김모(44)씨 시신이 안치돼 있는 울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

이곳에는 지난 6일 오후 발생한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로 매몰됐다가 숨진 김모(44)씨 시신이 안치돼 있었다.

 

전날 그의 시신이 안치될 때 안치실 안에서는 “미안해…”라는 오열만 흘러나왔다.

 

김씨 아버지는 “어릴 적 어려운 가정형편을 생각해 장학금을 받아 대학을 갔던 아들”이라며 울먹였다.

 

김씨의 흙 묻은 작업복 주머니 속에서는 출입증과 인스턴트 커피 믹스가 들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가 장례식장을 찾아갔을 때에는 아직 그의 빈소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날 장례식장에는 전날과 다른 적막감만 가득했다.

 

고인이 된 김씨는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사흘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구조대는 붕괴 사고 1시간여 뒤 무너진 철제 구조물 더미에 팔이 끼여 있던 김씨를 수색 도중 발견했다.

 

구조대는 철근 구조물을 하나씩 잘라가며 김씨에게 접근해 모포를 덮어주고 진통제를 놓는 등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김씨는 다음날인 7일 오전 4시53분 끝내 숨을 거뒀다.

 

구조당국이 전날 오전 11시5분 잔해에 깔렸던 김씨 시신을 수습했다. 사고 현장에서 매몰된 채 구조를 기다리다 사망 판정을 받은 지 54시간 만이다.

 

김씨 시신이 안치되던 날 김씨 부모는 며느리에게 “(아들) 눈은 감았더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런 비통한 분위기는 붕괴 사고 또 다른 사망자 전모(49)씨 장례식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로 사고로 매물됐다가 숨진 전모(49)씨 빈소가 차려진 울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

같은 날 낮 12시쯤 울산의 다른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씨의 빈소에서는 조용한 가운데 엄숙히 장례가 치러지고 있었다. 이 빈소에도 무거운 적막만이 감돌고 있었다.

 

이 사고로 현재 3명의 시신이 수습됐는데 다른 사망자인 이모(61)씨의 빈소는 울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이 붕괴 사고는 목숨을 건진 사람에게도 커다란 상흔을 남겼다.

 

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40대 A씨는 울산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엄청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병원 측은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어 취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A씨 가족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A씨가) 현재 병실 안에 있으면 건물이 무너질까봐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 가족은 사고 충격이 워낙 커 A씨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 붕괴 사고로 총 7명이 매몰됐다. 이 중 3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사망 추정 2명, 실종 2명 등 4명은 아직 무너진 구조물 잔해 속에 있다.

 

이 가운데 2명은 매몰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어 이들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지만, 구조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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